리라의일상 109

그림을 그리며 하는 생각

작년 10월 쯤 그림을 그린지 3개월 때였다. 새삼 그 때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니 왕초보의 거친 붓터치와 마무리되지 못한 미흡한 실력이 느껴진다. 지금이라고 별반 다를 것은 없지만 그래도 정성을 기울여 그림을 그리려고 노력했었던 것 같다. 연필화로 시작해서 유, 수성 색연필화, 펜화, 펜 수채화, 일러스트 수채, 소프트 파스텔화, 오일 파스텔화 수채화까지 그리고 있는데 태어나서 그림을 그리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데 참 신기한 마음이 든다. 첫 수채화 라벤더 풍경이다. 펜 수채 어린왕자를 그리며 사막여우의 귀여움을 알았다. 강가 풍경은 두번 째 수채화였던 것 같다 쑥부쟁이 꽃인데 정성들여 그리지 않은 것 같다 수채 일러스트 그림 산동네다

리라의일상 2024.02.13

현대 과학과 기독교 신앙의 관계성이란

과학은 현재까지의 진행형이다. 창조는 진행형이 아니라고 본다. 이미 만들어진 것들이 다른 성질의 것들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어렵게 풀어낸 논제들이 너무 많은 이 책을 읽으며 도덕성을 과학에서까지 찾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 싶다. 과학은 인간이 발견한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일부를 인간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이름 그대로 학문이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이란 학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므로 창조주를 믿는 정신과 영혼과 그에 따른 힘과 의지의 생명력인 것이다. 과학은 인간의 타락과 조금의 연관성도 없다. 지구의 연대 측정과 진화론이 절대적 사실이 될 수 없듯이 1%가 부족한 이론은 이미 추론인 것이다. 그러면 인간의 타락이라는 주제를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할 것은 당연하게도..

리라의일상 2024.02.04

정현종 시인의 시를 읽으며

정현종 시인의 시는 솔직하고 담백하다. 또한 윗트가 있고 삶의 철학도 짙게 풍긴다고 느낀다. 방문객이라는 시를 처음 대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소중한 만남이 나의 삶에 그토록 많았는데 하는 아쉬움과 후회때문에... *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 * 하늘을 깨물었더니 하늘을 깨물었더니 비가 내리더라 비를 깨물었더니 내가 젖더라 * * 바쁜듯이 정말 바쁘지는 말고 바쁜 듯이 그것도 스스로에게만 바쁜 듯이 한가한 시간이 드디어 노다지가 될 때까지 느긋하게 느긋하게 바쁜 듯이 짧지만 가슴을 탁 치는 듯한 울림이 있는 시가 아닌가? 사람들과의 관계와 추억, 그리움 하늘을 쳐다보면 푸른 멍이 든 것처럼 시퍼렇고 비 내리는 거리를 걸어 젖는 마음 시간을 바쁜듯이 조율하며 느긋..

리라의일상 2024.01.18

필라그래피의 맛

흔히 맛은 입으로 느끼는 감각을 말한다. 맛깔스럽다. 맛나다. 맛이 참 좋다. 맛을 보다 이런 먹는 것에 대한 표현이지만 그동안 필라그래피에 흥미를 느껴 글씨를 쓰며 이제는 좀 필라그래피의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에는 붓이 흔들리고 글자가 삐뚤빼뚤 힘이 없고 그랬는데 점차로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그리다시피한 촌스런 글씨로 시작했다 아직도 흔들리고 균형이 잡히지 않는다 창가 작은 책상에 앉아 쓰다보니 조금씩 늘어가는 캘리그래피 글씨를 발견한다. 조금씩 희망을 가져도 되겠다 캘리그래피가 결코 쉽지 않다 시작한지 한달 보고쓴 캘리크라피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리라의일상 2024.01.07

고 김남조 시인을 추모하며

아가(雅歌) 2 김남조 나 네게로 가리 한사코 가리라 이슬에 씻은 빈손이어도 가리라 눈 멀어도 가리라 세월이 겹칠수록 푸르청청 물빛 이 한(恨)으로 가리라 네게로 가리 저승의 지아비를 내 살의 반을 찾으러 검은머리 올올이 혼령이 있어 그 혼의 하나하나 부르며 가리 나 네게로 가리 시인의 시심은 늘 온화하고 유려했다. 1000여편의 시를 쓰고도 못다한 마음을 어쩌면 위의 대상이 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김남조 시인의 시와 수필을 읽으며 나 역시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적이 있었다. 어떻게 이리도 섬세하게 자신의 정서와 사고를 펼칠 수 있을까? 하는 부러움도 들었었다. 시인은 그만큼 뛰어난 시인이다. 내가 김남조 시인의 겨울 바다를 처음 읽고 난 다음 두번째로 읽은 시는 바로 가난한 이름에게이다 가..

리라의일상 2023.10.12

그림 삼매경

첫 수채화 '라벤더 향기' 6월 초에.. 요즈음 잘 그릴 줄도 모르면서 용감하게 연필화로부터 색연필화, 펜화, 소프트파스텔화, 오일 파스텔화, 수채화까지 4개월에 걸쳐 독학으로 열심히 그림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러다보니 생활이 불규칙해지고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져 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 문득 정신을 차렸다. 하나님께 올리던 찬양도 기도도 말씀 공부도 많이 소흘해진 것이 사실이다. 며칠전 생활계획표를 짜서 며칠 면밀히 지키며 규모있게 살아가기로 결심했다. 삶의 질을 좀 알차고 보람있게 그리고 영적으로 침체되지 않게 균형있는 생활 태도로 새롭게 변화하자는 의도이다. 그림을 그리다보니 시간은 잘 간다. 하지만 너무 열중해서 중요한 다른 일을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래 그림은 지난 6월 7월에 그린..

리라의일상 2023.10.07

시인들의 시인 백석

내가 참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삶을 유추해보니 그는 자기의 뜻을 펼치지 못한 불행한 시인이었던 것 같다. 일본이 죽음으로 몰아간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면 백석 시인도 북한 공산당들이 시인의 시생명을 끊어버린 경우라 하겠다. 시대적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전도유망한 두 청년 시인이 결국 죽었다. 백석은 북한에서 농부로 생명을 부지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시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아동 문학가로 전향한 그가 쓴 기린이라는 시 중 기린 목에 붉은 깃발을 메자 하는 귀절로 그는 처참하게 비판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당대의 모던보이이며 키가 크고 훤칠한 미남 시인이 남한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아는 북한 당국에서 표적이 되는 대상이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20대 초 수려한 외모의 모던 보이 백석 지인들과..

리라의일상 2023.07.04

유월 /리라

숲에 풀벌레 소리 가득한 저녁, 여름이 성큼 들어선 하늘에 돋는 희미한 별들을 보니 아련하게 다가오는 모습이 있다. 숲속의 바람처럼 마음을 흔드는 얼굴들이 있다. 그 먼거리를 돌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나에게 어김없이 6월이 당도했다. 이토록 눈부신 계절 속, 소중한 사람들의 깊어진 질병이 내 가슴을 후벼팠던 기억이 생생하다. 죽음과 상실과 통곡과 뜨겁게 앓던 삶에 대한 회한으로 아마 무기력한 나의 항거 또한 무너졌으리라 왜 살아야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해가 거듭해 바뀌고 그저 살아가는거지 하는 비겁한 존재의 의미만 붙잡고 있는 중이다. 아직도 6월은 나에게 참 힘든 달이다. 꽃들이 피고 지고 새들이 분주히 날고 노래하고 잦은 비로 땅은 축축해지고 이런 풍경과 함께 아침과 저녁으로 불안한 기운이 나를..

리라의일상 2023.06.26

늦게 시작하는 데생 연습

요즘 그저 무작정 그림을 그리려고 하니 선도 뚜렷하지 않고 무언가 허접하게 그려지는 상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선연습과 더불어 채도 연습을 하고 있는 중이다 아무래도 정식으로 배우지 못하니 동영상으로나마 따라하는 것도 괜찮다싶다. 아래 사진은 선연습의 나의 기초데생이었다. 그리고 채도를 나타낸 아래 선긋기 연습이 있다. 아래 사진은 선으로 풍경을 연필 데생한 것이다. 신기한 점은 어떻든 나의 손으로 배우고 있다는 것에 조금은 만족감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아직 먼 길을 가야하지만 일단 시작을 했으니 도중에 그만두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리라의일상 2023.06.17

때아닌 그림에 시간을 보내기로..

저번 주 부터 연필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에는 전혀 소질이 없는 나이기에 소일거리로 데생을 시작했는데 만만치 않은 선택인 것 같다. 그저 취미삼아 그리기는 하지만 영 자신이 없다. 아들이 키우는 모카라는 이름의 보토콜리견인데 활동적이고 말을 잘듣는 2살이 되가는 개이다. 금요일이면 집에 놓고 봐 달라고 해서 공놀이며 산책이며 하는데 눈치가 빠르고 잘 달리고 착해서 여간 귀엽지 않다. 이렇게 그리다 보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마음에 하루에 한가지씩 그리고 있다. 어제 그린 아기새 데생이다. 아직 초보라 보이는대로 그릴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그리다보니 사물의 모양새가 뚜렷하게 기억에 남는 것 같아 기분이 새롭다. 이제 좀더 공부하고 배워서 여러가지를 그려봐야 하겠다. 늘 시와 짧은 수필을 쓰며 오랜 세월..

리라의일상 20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