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혼 496

오월의 노래/괴에테

오월의 노래/괴에테오오 찬란하다자연의 빛해는 빛나고들은 웃는다나뭇가지마다꽃은 피어나고떨기 속에서는새의 지저귐넘쳐 터지는가슴의 기쁨대지여 태양이여행복이여 환희여사랑이여 사랑이여저 산과 산에 걸린아침 구름과 같은금빛 아름다움그 기막힌 은혜는신선한 들에꽃 위에 넘친다.한가로운 땅에소녀여 소녀여나는 너를 사랑한다오오 반짝이는 네 눈나는 너를 사랑한다종달새가노래와 산들바람을 사랑하고아침의 꽃이공기의 향기를 사랑하듯이뜨거운 피 설레며나는 너를 사랑한다너는 내게 청춘과기쁨과 용기를 부어라새로운 노래와댄스로 나를 몰고 간다그대여 영원히 행복하여라나를 향한 사랑과 더불어(괴테·독일 시인, 1749-1832)

삶과 영혼 2025.05.05

새해 기도/안도현

새해 기도 / 안도현   새해에는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소서. 행복하지 않아도 좋으니 난데없는 불행으로 마음 졸이지 않게 하시고. 가진 게 많아서 신나는 사람보다는 가진 것만큼으로도 충분히 신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적게 먹고 적게 싸는 딱정벌레가 되더라도 ‘대박’의 요행 따위 꿈꾸지 않게 해 주소서. 내 와이셔츠를 적시게 될 땀방울만큼만 돈을 벌게 하시고, 나 자신을 위해 너무 많은 열정을 소비해온 지난날을 꾸짖어주소서.  부디 내가 나 아닌 이들의 배경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소서. 내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만 바라보던 이에게는 남의 자식의 구멍 난 양말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시고, 내 말을 늘어놓느라 남의 말을 한마디도 듣지 못하는 이에게는 파도 소리를 담는 소리의 귀를 ..

삶과 영혼 2025.01.02

12월에/박상희

12월에/박상희 가슴에 담아두어 답답함이었을까비운 마음은 어떨까숨이 막혀 답답했던 것들다 비워도 시원치 않은 것은아직 다 비워지지 않았음이랴본래 그릇이 없었다면답답함도 허전함도 없었을까삶이 내게 무엇을 원하기에풀지 못할 숙제가 이리도 많았을까내가 세상에 무엇을 원했기에아직 비워지지 않은 가슴이 남았을까돌아보면 후회와 어리석음만이그림자처럼 남아 있는 걸.또 한해가 가고나는무엇을 보내고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 것일까

삶과 영혼 2024.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