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597

바다에서의 생각/리라

바다에서의 생각 *리라* 아름다운 바다가 무섭게 표호하는 바다가 그대 눈 안에 있네 작열하는 태양을 삼키고 뜨겁다 뜨겁다! 그대 입 안에서 소리치는 바다 거센 물결질치며 그대 발을 적시며 성난 듯 두 팔을 들어 파도치는 바다가 그대 가슴에 사네 나의 눈물, 출렁이며 섬 하나로 떠 있겠네 나의 꿈, 반짝이며 작은 등대로 서 있겠네 아름다운 바다가 파도치는 바다가 그대 가슴에 사네

리라자작글 2024.03.29

꽃 피는 날/리라

꽃 피는 날 /리라 내 가슴엔 정원 하나 있지 사철 꽃 피우는 환한 미소띤 마음들이 사는 슬퍼도 내색하지 않는 어지신 이들 바람 불며 꺽인 고개라도 다소곳이 내려 앉아 땅을 굽어보는 아주 깊고 깊은 우물같은 얼굴들 꿈이었다고나 할까 함께 어우러져 웃음 날리던 날 가슴 저미도록 한세상 못다할 추억이 서린 눈물 고인 샘터 그 곳 상처의 뜨락이라 이름할까 거기 연연하여 선 그림자를 따르며 천년이 가도록 지켜질 이름들을 부르며 이 생에서 가꿔가는 소중한 바램이라 할까 그래 내 가슴엔 정원 하나 있지 이즈러진 달 보며 세월을 지내는 생의 아름다운 기다림을 아는 꽃들 꽃들이 아 무수히 무수히도 피어있지 2010. 2. 4

리라자작글 2024.02.25

님/리라

님/리라 나 님의 이름을 부름은 봄 들녘으로 휘이휘이 바람 소리 들리는 까닭이라 푸른 미소 가득 지으며 등불 들고 오시는 이 높은 데로 부터 발걸음 떼기 시작하셨음이라 내 어둠 밝히려 놓아버린 꿈을 주으며 상한 심령의 가슴을 안아주시기 때문이라 아리따워라 나귀 타고 봄의 거리로 나오시는 이 눈물의 잔을 들어 기다리는 날 열망의 수레를 타고 사계를 돌아돌아 다시 오늘 나 님의 이름을 부름은 눈물로 뿌리신 핏빛 사랑이 가슴에 사무침이라

리라자작글 2024.02.21

가을 예찬/리라

가을 예찬/리라 하늘은 푸르러서 좋겠다 숲은 아름다워 좋겠다 들길 걸으면 국화 향기 가득해 좋겠다 빨간 단풍잎은 노오란 은행잎은 멀리 여행을 떠나 좋겠다 별빛도 달빛도 산노을까지 가을 꽃처럼 피어나 가슴에 촘촘히 수를 놓곤 갈대밭 사이로 바람불며 날아다녀서 좋겠다 나도 이 가을엔 하늘처럼 나뭇잎처럼 별빛처럼 아주 순하게 가만히 걸어가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다

리라자작글 2023.10.06

가을향기/리라

가을향기/리라 슬퍼 말자 너무도 청명한 하늘이 너를 보고 있다 가을 한 낮 온화하며 서늘한 바람이 네 얼굴을 어루만지고 있다 상심의 그늘을 벗고 떨어지는 낙엽을 보자 가을이 깊어가듯 삶의 색채도 짙어간다 푸름에서 노랑으로 노랑에서 붉음으로 그리고 갈빛 연륜의 숲으로 그러나 애써 웃지는 말아라 다만 서 있는 자리에서 발걸을 떼어 미처 가보지 못한 사랑의 높은 언덕을 오르자 비록 메마른 가지들 가득한 숲이지만 그 향기, 마치 신의 섭리로 내리는 듯한 청명한 가을 저녁 햇살과 같으니..

리라자작글 2023.10.03

구월을 보내며/리라

구월을 보내며/리라 낙엽이 지면 다시오지 못할 사람과 또 한번 목이 메이는 작별을 하자 아직 남은 삶의 날들, 가슴 추스리는 메마른 가을 나무 사이로 사르락 추억이 멀어지면 정말 행복했었노라고 떠나간 뒷모습에 감사의 악수를 청하자 산하에 드는 고운 빛깔은 어쩌면 우리에게 내린 신의 은총이라고 사랑이 깊은만큼 이렇게 아름답게 우리들 가슴을 물들이고 있다고 술렁이는 바람소리 내 영혼을 이끌어 갈대밭 사이를 걷게한다 아! 강물 소리 깊고 생각도 깊어져 이리저리 쓰러지는 구월의 상념들 그래도 우리는 꼭 기억하자 눈물 차올라도 울 수 없었던 날들을 어둡던 상심의 계곡에 붉게 붉게 타올랐던 단풍잎들의 숱한 손짓들을...

리라자작글 202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