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597

詩 짓기/리라

詩 짓기/리라 마음을 엮어 노을에 걸고 별빛에 영혼을 비춘다 창밖에 계절을 꽃들에게 묻고 바람이 왜 부는지 강물은 왜 흘러가는지를 나무에게 묻는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을 일기장에 적듯이 시집에 박힌 글자들을 꺼내며 얼마나 다르게 얼마나 가슴 아프게 걸어온 길인가? 되돌아 가는 저녁 어스름에 묻는다 알 수 없는 문장의 춤들을 어떻게 그려내야 하는지 밤이 오고 동이 튼다

리라자작글 2023.05.24

저녁 강가에서/리라

저녁 강가에서 *리라* 꽃으로 물들여 비단자락 한 폭 깔았나 바람 잦아져 조심스레 발 한짝 담가 풍경 속으로 걸어가면 붉은 해 빠진 강이다 물결 쳐 자꾸 몸을 뒤척이고 아픔으로 번지는 노을 어쩔 줄 몰라라 사랑이라 불리운 모든 것들 하늘에 지는 노을은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 가슴을 물들였던 것일까 이제 난 네 사랑의 고백을 강가에 놓아 주려한다 부디 출렁이는 강물에 실려가라 울먹여 부르던 환상의 노래는 잠잠해지리니 아! 삶의 길은 때로 너무 고단하다 저녁 강가에서 내 젖은 영혼 만져봄은 또 한번의 방황을 예감하는 이유일까

리라자작글 2023.05.07

소망/리라

소망/리라 갈대 숲에 내리는 빗소리 아련히 들리는 그곳에 가고싶네 개여울 건너 청노루 뛰는 그곳 비고인 자리 꽃잎 둥둥 떠있는 숲길 사이 산 허리 소박한 꿈 어려있는 그 곳에 가고싶네 젖은 숲 향기 가슴에 스밀 때 산비탈, 선선한 바람과 손잡고 내려서면 들꽃들 수줍어 몰래 고개내민 풀섶 사이 푸르르 산새 날아 제집으로 도망치네 아! 내 영혼의 벗과 함께 걷는 산책길! 오늘 나는 그 곳에 무척 가고싶네

리라자작글 2023.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