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디올러스/리라 글라디올러스/리라 유월의 쟌다크 꽃잎 겹겹이 입고 날카로운 푸른 잎들 사이에 도도히 섰구나 고개를 더 높이 들어라 허리 꼿꼿이 세우거라 흙으로 돌아갈 그 날에 단단하고 둥근 뿌리로 남을 자취여 누가 널 다시 볼 수 없다 하더냐 어김없이 다가올 눈부신 너의 얼굴 여전히 당당할 멋지고 기품있는 자세 유월의 여장부여! 리라자작글 2023.06.14
詩 짓기/리라 詩 짓기/리라 마음을 엮어 노을에 걸고 별빛에 영혼을 비춘다 창밖에 계절을 꽃들에게 묻고 바람이 왜 부는지 강물은 왜 흘러가는지를 나무에게 묻는다 어쩌면 얼마 남지 않은 날들을 일기장에 적듯이 시집에 박힌 글자들을 꺼내며 얼마나 다르게 얼마나 가슴 아프게 걸어온 길인가? 되돌아 가는 저녁 어스름에 묻는다 알 수 없는 문장의 춤들을 어떻게 그려내야 하는지 밤이 오고 동이 튼다 리라자작글 2023.05.24
저녁 강가에서/리라 저녁 강가에서 *리라* 꽃으로 물들여 비단자락 한 폭 깔았나 바람 잦아져 조심스레 발 한짝 담가 풍경 속으로 걸어가면 붉은 해 빠진 강이다 물결 쳐 자꾸 몸을 뒤척이고 아픔으로 번지는 노을 어쩔 줄 몰라라 사랑이라 불리운 모든 것들 하늘에 지는 노을은 고개를 숙이고 이렇게 가슴을 물들였던 것일까 이제 난 네 사랑의 고백을 강가에 놓아 주려한다 부디 출렁이는 강물에 실려가라 울먹여 부르던 환상의 노래는 잠잠해지리니 아! 삶의 길은 때로 너무 고단하다 저녁 강가에서 내 젖은 영혼 만져봄은 또 한번의 방황을 예감하는 이유일까 리라자작글 2023.05.07
산그늘/리라 산그늘/리라 산그늘 밑으로 산이 숨었다 개여울 건너 어미소 울음소리 재 너머 수심찬 구름 흐르고 아가 업은 아낙네 걸음이 재다 뒷집 아인 오늘도 어머니 생각 얼굴이 슬프구나 산골이 외롭구나 산그늘 밑으로 산이 숨었다 리라자작글 2023.05.07
행복/리라 행복/리라 내 안의 작은 우물을 길어 그대의 갈증을 풀어 주면 풍덩! 가슴에 메아리처럼 시원하다 외치는 목소리 그대 안의 고요한 쉼터에서 곤한 잠 자고나면 아함! 귓가에 솔바람처럼 내쉬는 하품 우리 둘 나란히 풀밭에 앉아 봄볕을 쬐는 그것만으로도 조그만 탁자에서 차 한잔 마시는 그것만으로도 더 없이 좋은.. 리라자작글 2023.05.06
개울/리라 개울/리라 흐르거라 평온한 속삭임으로 들릴듯 말듯 자취도 없이 길고 여린 팔 뻗어서 모난 돌들을 쓰다듬거라 햇살 안아 밝은 얼굴보이며 따뜻한 악수를 건네다오 비추거라 투명한 눈빛으로 이 세상 어두운 마음들을 그러다 착한 동네에 다다르거든 조곤조곤 정다운 얘기 들려주고선 한 숨 잠이라도 청하려므나 리라자작글 2023.05.04
오월/리라 오월 /리라 바람이 센 날은 보리밭 길을 걷고 싶습니다 거기 바람소리 들으며 소리내어 울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하늘에 눈물겨운 인사를 보내고 돌아서 나오는 자리 모든 슬픔을 두고 오겠습니다 그리고 햇살 드리운 저녁 창가에서 오월이 아름다운 이유를 찾습니다 가슴에 박혀 빛나고 있는 것들을 잊혀지지 않을 행복을 그 무언의 약속들을.. 리라자작글 2023.05.04
소망/리라 소망/리라 갈대 숲에 내리는 빗소리 아련히 들리는 그곳에 가고싶네 개여울 건너 청노루 뛰는 그곳 비고인 자리 꽃잎 둥둥 떠있는 숲길 사이 산 허리 소박한 꿈 어려있는 그 곳에 가고싶네 젖은 숲 향기 가슴에 스밀 때 산비탈, 선선한 바람과 손잡고 내려서면 들꽃들 수줍어 몰래 고개내민 풀섶 사이 푸르르 산새 날아 제집으로 도망치네 아! 내 영혼의 벗과 함께 걷는 산책길! 오늘 나는 그 곳에 무척 가고싶네 리라자작글 2023.05.02
수선화/리라 수선화/리라 밤사이 강언덕 아래로 별빛 떨어져 피어난 혼 노랗게 부수어져 내린 꿈조각 한겹 치마폭 걷어 올린 벗나무 사이 봄바람의 몸짓 난 오늘 너의 강이 되고자한다 하늘 밑 드리워진 푸르고 너른 하늘의 날개되어 고운 얼굴 감싸안은 따뜻하고 그윽한 봄의 너울이고자 한다 리라자작글 2023.04.29
음악/리라 음악/리라 음악은 달빛의 춤 영혼을 불러내는 아름다운 꿈의 악사 밤은 가슴에 숨은 음악의 전설 까만 호수 위 노래하는 별하나 떨어져 가슴에 돋는 음표마다 눈물에 젖는다 오 사랑을 연주하라 슬픔을 탄식하라 너 꿈꾸는 유랑자여 음악 속엔 바람이 분다 꽃구름이 날리고 취한 영혼 밤을 노래한다 리라자작글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