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597

바다 노을*리라*

바다 노을/리라 하늘이 되어 바다가 되어 가까이 오라 가슴에 푸름을 칠하고 황금 부채를 든 노을이여 은모래 깊이 묻어둔 옛 성들의 노래를 불러다오 바다 건너 길을 떠나는 자의 아름다운 세상이 기나긴 소망의 행렬로 꽃향기 넘칠 때 부르거라 하늘로 떠나는 구름의 떼로 거기 줄지어 오는 푸른 물결의 손짓으로 바다가 하늘이 되는 그곳에서 기쁨의 눈물 또한 푸르른 그날에 파도를 넘어 사라지는 향수의 저녁 바람을 안고 길게 길게 누운 너의 모습을 보리라 내 영혼 눈부신 노을에 눈을 감고 바다 건너 땅끝 보이는 날에 하늘 넘어 은빛 세계 찬란한 그날에 가만히 가만히 눈을 뜨리라고 살며시 살며시 뒤돌아 누우리라고 하늘 향하여 바다를 손짚어 마침내 대지 위의 산들처럼 높이 높이 일어서리라고

리라자작글 2009.10.16

낙엽 *리라*

낙엽 *리라* 가을빛으로 웃어다오 바람결에 반짝이며 살랑 살랑 떠나다오 삶과 죽음이 맞닿은 길 가을 향으로 추억하여 함께 할 호젓한 터 잡아다오 떠나가는 사람들아 낙엽을 밟자 쓸쓸한 사람들아 가을을 추억하자 희끗한 머리카락 땅에 묻히면 꿈같던 눈짓들 눈물겨우리니 아! 가난한 사람아 가을을 닯은 사람아 가을 빛으로 웃어다오 가을 빛으로 웃어다오

리라자작글 2009.10.14

가을비 내리는 날에*리라의 추억

가을비 내리는 날에 *리라* 가을엔 오지 말거라 아무래도 쓸쓸한 인생 추억이 깊어져 시월의 강물 소리 섧구나 우리가 사랑하는 거리엔 늘 비가 내린다 낙엽의 발길 추워 우산 받쳐 줄 손길 서러워 가슴에 촛불을 켜는 밤 바람이 젖는다 강물이 넘쳐흐른다 가을엔 오지 말거라 아무래도 깊어진 고독 사랑은 잊혀지고 죽음같던 기억 희미하구나 가을엔 오지 말거라 아무래도 가을엔 오지 말거라

리라자작글 2009.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