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378

성탄절의 촛불 / 박목월

성탄절의 촛불 / 박목월  촛불을 켠다.눈을 실어나르는 구름위에서는 별자리가서서히 옮아가는오늘 밤크리스마스 이브에눈이 내리는 지상에서는구석마다 촛불이 켜진다.믿음으로써만화목할 수 있는 지상에서오늘 밤 켜지는 촛불어느 곳에서 켜든모든 불빛은그곳으로 향하는오늘 밤작은 베들레헴에서지구 반바퀴의 이편 거리한국에는 한국의눈이 내리는 오늘 밤촛불로 밝혀지는환한 장지문촛불을 켠다.

감사와 은총 2024.12.26

은혜/김남조

은혜 -김남조  처음으로 나에게 너를 주시던 날 ​그날 하루의 은혜를 나무로 심어 숲을 이루었니라 물로 키워 샘을 이루었니라 ​처음으로 나에게 너를 그리움이게 하신 그 뜻을 소중히 외롬마저 두 손으로 받았니라 ​가는 날 오는 날에 눈길 비추는 달과 달무리처럼 있는 이여 ​마지막으로 나에게 너를 남겨 주실 어느 훗날 숨 거두는 자리 감사함으로 두 영혼을 건지면 다시 은혜이리  “태어나서 좋았다고, 살게 돼서 좋았다고, 오래 살아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2016년 영인문학관 전시 ‘시와 더불어 70년’ 인사말)‘사랑의 시인’ 김남조 시인이 10일 낮 12시 59분 세상을 떴다. 96세.6년 전의 이 인사말에서 시인은 "좋은 시대, 좋은 나라에 태어났고 좋은 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얼마나 영광이고 얼마나 ..

감사와 은총 2024.12.13

기도 -샤를 드 푸코-

기도 /샤를 드 푸코 예수님! 기도한다는 것은당신께 눈길을 돌리는 것입니다.그런데 제가 정말 당신을 사랑한다면,당신이 언제나 제 앞에 계신데 어찌눈길을 돌리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우리가 더없이 사랑하는 사람이 앞에 있다면그에게서 눈길을 돌릴 수 없을 것입니다.제자들이 당신께 청했듯이"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아아, 하느님,기도의 때와 장소는 잘 선택되었습니다.저는 지금 제 작은 방에 있습니다.때는 밤, 모든 것이 잠들어 있습니다.빗소리와 바람소리밖에는 들리지 않습니다.멀리 들리는 닭 우는 소리는당신 수난의 밤을 생각게 합니다.저에게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하느님, 이 고독, 이 적막 속에서...."그렇다. 내 아들아,언제나 끊임없이 기도해야 한다.네가 원하는 모든 일을 하면서 기도하여라.읽..

감사와 은총 2024.11.28

정작 감사한 것들/차진배 시인 1948생

정작 감사한 것들/차진배참으로 감사한 것은이미 코끝에 와 닿아 있다때문에 우리는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감사한 것은이미 살결에 와 닿아 있었다때문에 우리는 싱싱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감사한 것은이미 발 밑에 와 닿아 있었다때문에 우리는 단단하게 딛고 서있는 것이다참으로 감사한 것은이미 우리 속에 가득 차 있었다초라한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하고불의로운 모든 것을 바르게 펴야한다참으로 감사한 것은이미 우리의 가슴속에우리 가슴 깊은 곳에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감사와 은총 202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