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371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영랑

김영랑 시인(1903년 ~ 1950년) 본명은 김윤식(金允植) 1930년 정지용과 함께 박용철이 주재하던 동인으로 참여했으며, 1930년대 「독(毒)을 차고」,「가야금」, 「달마지」,「춘향」등 일제의 식민통치에 대해 저항의식을 표출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시를 많이 발표했습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지조있는 시인으로서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기도 했죠. 8.15 광복 후 보수파 정치인으로서 정계에 입문하여 1945년 고향 강진의 대한독립촉성국민회 결성에 참여하였고, 대동청년단 지단장에 취임하였지만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성향에 질려 금방 그만두게 됩니다. 그 후 이승만 정권의 공보수석비서관이던 시인 김광섭의 권유로 출판국장을 맡았지만, 친일파들 천지인 중앙청의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다 6..

서정산책 2024.03.22

내 마음 속의 풍경 하나

내 마음속 풍경(風磬) 하나 1 / 허형만 내 마음 속에 풍경 하나 살고 있지 심지 곧은 하얀 자작나무 맨 꼭대기에나 살고 있는지 바람만 건 듯 불어도 금새 소리를 밝히는, 한겨울 까마귀떼 몰려와 콕콕콕 심장을 조을 땐 한결 더 울림이 잦은, 그리하여 오늘 밤처럼 오쩌지 못하며 잠 못 이룰 때 그것은 순전히 내 마음 속 풍경도 잠 못 이루며 설친 탓인지

서정산책 2024.03.18

꽃이 내게로 와서/이근배

꽃이 내게로 와서/이근배 그대가 바람을 주니 나는 난다 봄이던 것, 봄이어서 아픔을 깨닫지 못한것 까치를 데불고 솔개로 하늘을 뜬다 그대가 불을 주니 나는 탄다 슬픔을 뚝뚝 흘리며 천방지축 혼 (魂)을 부르다가 들끓다가 그대가 술을 주니 나는 풀린다 산이란 산, 들이란 들을 끼고 내가 버린 여자의 무덤을 끼고 흐르다가 그대 사랑에 다다라서 나는 취(醉)한다.

서정산책 202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