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400

오월의 그늘/김현승

오월의 그늘/김현승그늘,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그늘,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이 밝음, 이 빛은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남음이 있구나그늘―너에게서……내 아버지의 집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그늘,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이팝나무―네 이름 아래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

서정산책 2025.05.05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 오광수

♣ 겨울에 그리는 수채화 / 오광수 ♣ 하늘에서 하얀 눈이 내리면당신의 곱고 하얀 마음을눈 속에서 찾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온 세상이 더 하얗게 되면당신의 그 고운 마음씨들이하얀 꽃가루처럼 날아가서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숨어 버릴 테지요.개울물이 꽁꽁 얼어 버리면당신의 맑은 노래 소리를겨울 내내 듣지 못할까봐 걱정됩니다.온 세상이 더 반짝거리면당신의 그 맑은 노랫소리는퐁당 깊은 물속에 들어가서물고기들의 자장가로 변해 버릴 테지요.찬바람이 씽씽 불어버리면당신의 아름다운 모습을하늘에서 볼 수 없을까봐 걱정됩니다.온 세상이 너무 추우면당신이 베푸는 따스함들이살금 이불 속으로 들어가서어린이들의 말동무가 되어 있을 테지요.

서정산책 202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