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946년 4월 20일, 평양에서 태어났습니다. 만 2살 때 건축가셨던 아버지는 저를 등에 업고, 어머니와 함께 남쪽으로 피난하셨습니다. 서울서 남쪽으로 피난할 때에는 광나루를 건너야 했습니다. 한강 다리는 이미 폭파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모든 짐들을 수레에 싣고 광나루를 건넌 후, 모래사장에 잠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 때 미국 공군 전투기인 B29가 도강하던 피난민들과 우리를 북괴군으로 오인하여 포격을 가해 왔습니다. 순간적인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식구들에게는 아무런 상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강 쪽으로 눈을 돌려보니 흘러내리는 넓은 강물은 온통 핏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어머님의 손에 이끌려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65년도에 용산고교를 졸업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