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359

구원자/헤르만 헷세

구원자/헤르만 헷세 항상 그는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열려진 귀를 향해, 닫혀진 귀를 향해 말을 한다. 그는 우리의 형제이나, 늘 새롭게 잊혀져 가는 존재 항상 그는 외로이 홀로 서서, 모든 형제들의 고난과 갈망을 짊어진다 그는 늘 새로이 십자가에 못박힌다 신은 늘 자신을 알리고 성스러운 것이 죄의 골짜기 속으로, 영원한 정신이 육체 속으로 흘러 들어가길 원한다. 항상 이와 같은 날에도 구원자는 우리를 축복하고 우리의 불안과 눈물, 수많은 의심과 불평을 고요한 시선으로 만나 주신다. 우리가 감히 그에게 응수할 수 없는 것은 아이들의 눈만이 그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와 은총 2023.04.04

부활송/구상

부활송 죽어 썩은 것 같던 매화의 옛 등걸에 승리의 화관인 듯 꽃이 눈부시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듯 죽어도 죽지 않고 또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느니 당신이 몸소 부활로 증거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진리는 있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정의는 이기는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달게 받는 고통은 값진 것이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믿음과 바람과 사랑은 헛되지 않으며 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으므로 우리의 삶은 허무의 수렁이 아니다. 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어느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의 부활로써 성취될 그 날의 누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 있다. (구상·시인, 1919-2004))

감사와 은총 2023.03.31

정작 감사한 것은/차진배

정작 감사한 것들/차진배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코끝에 와 닿아 있다 때문에 우리는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살결에 와 닿아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싱싱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발 밑에 와 닿아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단단하게 딛고 서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우리 속에 가득 차 있었다 초라한 모든 것을 끌어안아야 하고 불의로운 모든 것을 바르게 펴야한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우리의 가슴속에 우리 가슴 깊은 곳에 희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감사와 은총 2023.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