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리가 없어! 네흘류도프(Nekhlyudov)는 혼자 계속 생각했으나, 의심할 여지없이 바로 그 여자임을 깨달았다. 한때 그가 광적인 정열로 유혹하고 내팽개쳤던, 고모집의 양녀로 자란 바로 그 하녀가 틀림없었다.” 러시아의 세계적 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가 1899년에 발표한 소설 “부활(Resurrection)”의 한 장면이다. 살인과 절도 혐의로 법정에 선 여인을 본 순간, 그곳에 배심원으로 참석해있던 네흘류도프가 아연실색하는 모습이다. 그녀의 이름은 카츄샤 마슬로바(Katyusha Maslova). 오래 전, 고모 집에 머물고 있던 네흘류도프가 그 집을 떠나기 전날 밤 충동적으로 범한 여인이었다. 그가 떠난 후 카츄샤는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고모는 화가 나서 그녀를 쫓아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