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9월에 들어서며../리라

헤븐드림 2022. 9. 8. 04:58

 

 

가을의 문을 열고 바람이 나의 영혼에 머물어 지나가는 것들을 느끼며

자신에게 생의 모든 것에 어떤 의미를 두어 살았는가 묻는다.

 

여름엔 비가 자주 내렸고 집 뒤편의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랐고

꽃들도 분주히 피고 졌다.

 

오늘 아침엔 곤드레 잎을 한 바구니 체취해

끓는 물에 삶아 건져 식혀서 냉동실에 보관했다.

두어 번 곤드레밥을 해먹어보니 맛이 괜찮아 부지런을 떨었다.

깻잎도 곧 송아리를 낼 것 같아 여린 잎을 모두 따서 물에 데쳐 얼려 놓았다.

 

내일은 금잔화 꽃을 따서 쪄 말려 겨울차로 준비해 놓으려 한다.

작년에 국화를 따  많이 말려 차로 먹었는데 맛이 별로 향기롭지도 않아

이번에는 국화는 따지 않기로 했다.

 

고구마, 호박, 감자, 마늘, 배추, 고추, 피망, 오이, 가지, 오크라, 딸기, 상추, 로메인,

깻잎, 로즈마리, 토마토, 부추 등등 이번 여름은 날마다 푸성귀로 잔치를 한 것 같다. 

무화과가 열려 맛있게 먹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과일나무는 잘 되지 않는다.

정원에 아마 햇볕이 강하게 쬐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포도나무 모과, 복숭아..

아직 열매가 없고 사과나무는 두더쥐가 뿌리를 먹어 결국 죽고 말았다.

 

이렇게 나의 삶을 분주하게 지나간 것들을 곱씹어보는 날,

지나간 여름 동안 나의 영혼을 무엇으로 채웠으며

또 얼마나 보람있고 소망차게 살았는가도 생각해본다.

 

먹고 사는 일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나에게 필요한 것은 마음의 평안과 위로 그리고 삶의 가치있는 것들이다.

 

어떤 사람은 나보고 그림을 그려보라고, 뜨게질을 해보라고도 권한다.

무력감을 느끼며 참 오랫동안 버텨왔다.

그런데 어언 8년의 세월이 너무도 빨리 지난 것 같은 ..

그러다 나는 단순하게 사는 것에 익숙해진 나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