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진리 /김영천 우주의 진리 /김영천 시멘트 벽 틈 사이로 시금초 꽃 한 송이 피어 난 것도 그 안에 엄청난 우주의 진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당신이 이 세상에서 버림받는 날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배신당하는 날 그 작고 보잘것없는 꽃조차도 하늘을 받치고 땅을 지지하는 우주의 한 부.. 서정산책 2017.02.04
향현/박두진 향현/박두진 아랫도리 다박솔 갈린 산 넘어 큰 산 그 넘엇 산 안보이러, 내 마음 둥둥 구름을 타다. 우뚝 솟은 산, 묵중히 엎드린 산, 골 골이 장송들어 섰고, 머루 다랫넝쿨 바위 엉서리에 얽혔고, 샅샅이 떡갈나무 억새풀 우거진 데, 너구리, 여우, 사슴, 산토기, 오소리, 도마뱀, 능구리등 .. 서정산책 2017.01.18
겨울바다 /김귀녀 겨울바다 /김귀녀 어느 날 문득 바다가 그리워 내 곁에 온 사람들 아픔의 무게만큼 고된 삶의 끈 마음껏 풀어놓고 겨울바다에서 기도한다 바다는 사람이 좋아 모래사장을 넓게 펼쳐주고 그들을 뛰게 한다 웃는 소리가 바다 가득 차기를 기다리면서 바다는 사람들을 부른다 기도하는 사람.. 서정산책 2017.01.11
겨울기도/ 마종기 <겨울 기도> 하느님, 추워하며 살게 하소서. 이불이 얇은 자의 시린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고 돌아갈 수 있는 몇 평의 방을 고마워하게 하소서. 겨울에 살게 하소서. 여름의 열기 후에 낙엽으로 날리는 한정 없는 미련을 잠재우시고 쌓인 눈 속에 편히 잠들 수 있는 당신의 긴 뜻을 알.. 서정산책 2016.12.29
가을 기도/유안진 가을 기도 / 유안진 불러주세요 서리치면 쓰러질 들풀같이 여린 내 이름을 찬비 내리는 가을밤에는 불빛처럼 불러주세요 나그네도 서둘러 고향으로 돌아가듯이 고향집 따순 아랫목에 지친 머리 뉘이듯이 먼지 쌓인 복음책으로 저를 불러주세요 손때 묻고 어룽진 어느 행간에서 낙옆처럼.. 서정산책 2016.11.08
가을 산길/나태주·시인, 1945- 가을 산길/나태주·시인, 1945- 맑은 바람 속을 맑은 하늘을 이고 가을 산길을 가노라면 가을 하느님, 당신의 옷자락이 보입니다. 언제나 겸허하신 당신, 그렇습니다. 당신은 한 알의 익은 도토리알 속에도 계셨고 한 알의 상수리 열매 속에도 계셨습니다. 한 알의 개암 열매 속에도 숨어 계.. 서정산책 2016.10.31
삶의 기적/정연복 삶의 기적/정연복 오월의 푸른 하늘 아래나 이렇게 살아언젠가 뚝 멈출 나의 심장일지라도 아직은 팔짝팔짝 뛰고 있는 것한밤의 꿈결을 지나날마다 맞이하는 새로운 아침나의 두 눈 가득 풍성히 들어오는 초록빛 잎새들나의 귓가에 맴도는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귐 나의 코끝을 파고드는.. 서정산책 2016.10.30
라일락 향기/앨리스 죠이스 데이빗슨 라일락 향기/앨리스 죠이스 데이빗슨 방금 나는 사방 어디에나 피어 있는 짙은 라일락 향기를 맡았습니다. 그리고 방금 나의 걱정거리도 물거품처럼 연푸른 하늘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당신이 피우신 꽃들의 향긋한 꽃내음이 주는 기쁨에! 서정산책 2016.10.29
가을의 기도/임성숙 가을의 기도/임성숙 지난 봄 여름 당신이 굽어보는 눈동자 안에서 얼마나 푸르게 얼마나 크게 자라났는지 당신이 무상으로 주시는 단비와 햇빛 속에 얼마나 향기롭게 얼마나 달콤하게 맛들었는지 지금은 당신께서 거두는 수확의 계절 여문 열매는 여문 열매대로 쭉정이는 쭉정이대로 공.. 서정산책 201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