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산책

향현/박두진

헤븐드림 2017. 1. 18.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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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현/박두진



    아랫도리 다박솔 갈린 산 넘어 큰 산 

    그 넘엇 산 안보이러, 내 마음 둥둥 구름을 타다.


    우뚝 솟은 산, 

    묵중히 엎드린 산, 

    골 골이 장송들어 섰고, 

    머루 다랫넝쿨 바위 엉서리에 얽혔고, 

    샅샅이 떡갈나무 억새풀 우거진 데, 

    너구리, 여우, 사슴, 산토기, 오소리, 도마뱀, 

    능구리등 실로 무수한 짐승을 지니인,

    산, 산,산들! 

    누거만년(累巨萬年) 너희들 침묵이 흠뻑 지리함즉 하매,

    산이여! 장차 너희 솟아난 봉우리에, 엎드린 마루에,
    확 확 치밀어오릴 화염을 내 기다려도 좋으랴?

    핏내를 잊은 여우 이리 등속이, 

    사슴 토끼와 더불어 
    싸릿순 칡순을 찾아 함께 즐거이 뛰는 날을, 

    믿고 길이 기다려도 좋으랴 ?



박두진의 작품 세계 


박두진의 시는 자연에 대한 감각적인 기쁨을 정신적인 경험으로 전환시킴으로써, 

자연과 인간을 대비하여 존재의 의미를 추구한다. 

그의 시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어 주는 일종의 '메시아'의 상징이며,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매개적 존재로 표현된다. 
시기적으로 볼 때, 박두진의 시세계를 해방과 6.25를 분기점으로 하여, 

이상향에 대한 강렬한 희원을 보이는 초기의 경향(<청록집>과 <해>의 세계)과, 

민족의 구원에 대한 소명 의식이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전환되며, 

기독교적인 종말관이나 신앙적 갈구가 나타나는 후기 경향

(<오도>,<거미의 성좌>,<인간 밀림>의 세계)으로 나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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