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랑 노래/신경림
1980년대의 한 노동자, 이웃의 가난한 한 젊은이가 절규한다. 가난하다고 해서 외로움을, 두려움을, 그리움을, 아, 나의 사랑을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고 그가 제 마음에 못을 박을 때, 어둠이 가장 깊어져 불빛이 커지듯 이 가난한 젊은이의 외로움, 두려움, 그리움, 그리고 사랑의 감정은 절정에 도달한다. 돌아서는 나의 등 뒤에서 터지는 네 울음소리를 들으며 사랑은 격렬해진다. 이 뜨거운 사랑은 가난을 운명론에 빠뜨리는 것이 아니라 인식론적인 의문 속에서 깨어나게 한다. 아침에 “눈을 뜨면 멀리 육중한 기계 굴러가는 소리”가 지축을 흔드는 이 땅에서, 제일 먼저 일어나는 이 나라의 노동자는 왜 이토록 절망적으로 가난한가. 에로스는 가장 깊은 곳에서 발동하는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