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시다 / 신은숙(2013년 <세계일보>신춘문예 당선작) 히말라야시다 / 신은숙 나무는 그늘 속에 블랙홀을 숨기고 있지 수백 겹 나이테를 걸친 히말라야시다 한 그루 육중한 그늘이 초등학교 운동장을 갉아먹고 있다 흰눈 쌓인 히말라야 갈망이라도 하듯 거대한 화살표 세월 지날수록 짙어가는 초록은 시간을 삼킨 블랙홀의 아가리다 빨아들.. 이방인 회개 2013.04.17
여자의 시간을 그리다 2013년 <시안 > 신인상 당선작 / 강현숙 여자의 시간을 그리다/강현숙 부엌으로 가는 여자의 얼굴이 보이질 않지 쌀을 씻어 안치는 여자의 심장은 부엌 유리창에 달라붙어 펄떡거린다 창밖으로 보이는 겨울 나뭇가지에 매달린 얼굴, 하늘로 덮여 추억도 없이, 단발마의 비명도 없이 자연건조 중이다 미래를 건너온 여자는 사과.. 이방인 회개 2013.04.11
201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섬, 이유 / 김유경 2013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섬, 이유 / 김유경 이 섬에선 사람이 죽으면 바람에 묻는다 그건 섬의 풍토병 같은 내력이어서 여자는 바다로 떠나 돌아오지 않는 아비의 아이를 박주가리 씨앗처럼 품은 채 바람에 묻혔다 은행나무가 여자의 무덤이며 묘비명이었다 남은 여자들이 제 주.. 이방인 회개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