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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교통사고로 중환자실 들어가며 "세상에는 詩가 필요해요" 구상 시인은 팔순을 넘어서면서 주로 신앙시를 발표했는데, 그 시들을 묶어 2002년 신앙시집 '두 이레 강아지눈만큼이라도 마음의 눈을 뜨게 하소서'를 내놓았다. 구상 시인의 부인 서영옥 여사.고희를 넘긴 즈음부터 구상은, 보다 가까이 있는 존재들에 관심과 애정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가족, 가까운 문단 벗들과 친지, 몇몇 아끼는 제자들과 오랜 교유를 해온 성직자들 등 제한된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한편 사회활동 또한 필요 불가결한 것만 하는 수준으로 줄여나갔다. 그러나 작품 활동은 여전히 활발히 이어나갔는데, 그 경향에도 변화가 있었다. 가까이 있는 작고 보잘것없는 대상을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1989~1998년 사이 구상은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