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이 오면/김용택
유월이 오면/김용택 유월이 오면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갈라네 때동나무 하얀 꽃들이 작은 초롱불처럼 불을 밝히면 환한 때동나무 아래 나는 들라네 강천산으로 때동나무 꽃 보러 가면 산딸나무 꽃도 있다네 아, 푸르른 잎사귀들이여 그 푸르른 잎사귀 위에 층층이 별처럼 얹혀 세상에 귀를 기울인 꽃잎들이여 강천산에 진달래꽃 때문에 봄이 옳더니 강천산에 산딸나무 산딸꽃 때문에 강천산 유월이 옳다네 바위 사이를 돌아 흰 자갈 위로 흐르는 물위에 하얀 꽃잎처럼 떠서 나도 이 세상에 귀를 열 수 있다면 눈을 뜰 수 있다면 이 세상 짐을 다 짊어지고 나 혼자라도 나는 강천산에 들라네 이 세상이 다 그르더라도 이 세상이 다 옳은 강천산 때동나무 꽃 아래 가만가만 들어서서 도랑물 건너 산딸나무 꽃을 볼라네 꽃잎이 가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