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306

사건/아니 에르노

오로지 자신이 경험한 것만을 글로 쓴다고 선언한 작가, 아니 에르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40년 프랑스 릴본이라는 노르망디의 작은 도시에서 태어나, 카페 겸 상점을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현대 프랑스 문학을 전공하고, 중·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통신대학 교수로 일했다. 1974년 소설 ‘빈 옷장’으로 데뷔한 이래, 그의 삶은 끊임없이 작품 속에 그려졌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작품 속에 그리고 있는 것은 작가 자신의 삶이자 바로 우리의 삶이라 할 수 있다. 2011년 자신의 작품을 모은 총서 ‘삶을 쓰다’ 서문에서 아니 에르노는 ‘삶’이라는 명사 앞에 정관사를 붙인 이유를 이야기한다. 나의 삶도 아니고, 그녀의 삶도 아니고, 어떤 이의 삶도 아닌,..

리라책읽기 2023.04.21

남자의 자리/아니 에르노 지음

자신의 개인적 체험을 보편적 차원으로 확장해나가는 독보적인 글쓰기와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니 에르노의 『남자의 자리』 개정판이 1984Books에서 출간되었다. 아버지의 삶을 회고하며 그의 말과 제스처, 취향, 인생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들, 자신과 함께 나눴던 한 존재의 모든 객관적인 표적을 사실을 바탕으로 '필요한 단어'만을 사용해 옮겨 적은 이 작품은, '어떤 현대 문학과도 닮지 않은 압도적인 걸작'이라는 평과 함께 1984년 르노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소설은 중등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정확히 두 달 후에 있었던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시작한다. 비명도 오열도 없이 진행되었던, '고상한 세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덤덤하게 흘러가는 장례식과 사망 이후의 형식적이..

리라책읽기 2023.04.19

세월/아니 에르노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아니 에르노 Annie Ernaux 1940년 노르망디의 릴본에서 태어났지만 유년기는 이브토에서 보냈다. 루앙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정교사 와 교수 자격증을 취득했다. 1974년 자전적 소설인 《빈 옷장》으로 등단하였다. 자전적인 소재의 글들을 많이 썼다.[1] 2003년에는 아니 에르노상이 제정되었으며 2011년에는 소설과 미발표 일기들을 수록한 선집인 《삶을 쓰다》가 갈리마르 총서에 편입되었다. 생존한 작가로서는 처음이다. 2022년 "개인 기억의 뿌리, 소외, 집단적 구속을 밝혀내는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프랑스 국적의 작가 중에서는[2] 16번째이자 프랑스 여성으로서는 최초이다. 계급과 성별에 따른 억압과 차별을 담은 작품을 주로 썼다. 에르노는 대표적인 페미니스..

리라책읽기 2023.04.17

소망 없는 불행/피터 한트케

201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어머니의 자살을 겪은 후 써 내려간, 견고한 슬픔의 미학” 베케트 이후 가장 전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 서정적인 필치로 풀어낸 견고한 슬픔의 미학 ▶한트케는 언어의 심장부를 찾아 때로는 고통 속에서, 때로는 행복 속에서 자유를 느끼며 전 유럽을 헤매 다녔다. 끊임없이 우리를 자극하면서도 살아 있게 하는 그의 작품에 빠져드는 순간, 우리는 자유로워지리라.―《르 몽드》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 이후 어머니에 대한 어떤 평가도, 어떤 문학적 사고도 완결된 이미지를 전달해 주지 못했다. 이 책은 아물지 않은 끔찍한 상처에 대한 이야기이며 우리는 그와 더불어 비로소 자유롭게 숨 쉴 수 있다.―헬무트 쉐퍼 출판사 서평 베케트 이후 가장 전위적인 작가 페터 한트케 서정적인 필..

리라책읽기 2023.04.14

레드/서머셋 모옴

작품 소개 사모아 제도. 군함에서 탈출하여 어느 섬에 이른 백인 남성(20). 그는 거기에서 아름다운 여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두 사람은 아담과 이브처럼 사랑을 만끽한다. 그러나 우연한 사건으로 포경선에 납치된 그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윽고 여자는 또 다른 백인의 사랑을 받아 본의 아니게 그의 아내가 된다. 그러나 그녀는 떠난 남자를 잊지 못한다.그러던 중 노인이 된 그 청년이 이 섬을 다시 방문한다는 내용의 전개.. . 1.작가 소개 William Somerset Maugham 1874. 1. 25 프랑스 파리~1965. 12. 16 니스. 영국의 소설가·극작가. 수식 없는 간결한 문체가 특징이며, 세계 곳곳을 배경으로 인간본성에 대한 통찰이 돋보이는 작품을 썼다. 10세에 고아가 되어 숙..

리라책읽기 2023.04.12

안나 카레니나/레프 톨스토이 장편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단순히 불륜을 소재로 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소설의 구성은 두 남녀(안나, 블론스키)의 불륜과 파멸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19세기 제정 러시아 시대의 사회상 등이 작가 톨스토이에 의해서 사회 비판적 장치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품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모스크바로 안나가 기차를 타고 공간적 이동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당시 서구화를 열망하며 급격한 사회 변혁을 하고 있던 러시아의 정체성에 대한 부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즉, 서구화를 의미하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봉건적 사회를 의미하는 모스크바라는 공간적 장치를 통해 자유를 열망하는 안나가 봉건적 공간인 모스크바에서 치러야 했던 자유의 대가를 절묘하게 구성하고 있..

리라책읽기 2023.04.09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 등장인물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스'라는 소년이다. 독일의 시골마을에 사는 이 소년은 공부를 상당히 잘하는 학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요제프'라는 중개업자이다. 한스는 후에 기숙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일러'라는 운명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신학교의 교장선생님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한스는 또 나중에 고향에서 '엠마'라는 소녀를 만나 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마을의 '아우구스트'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들이 이 작품의 주요 인물들이다.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한스는 독일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14, 15살 정도 되는 소년이다. 아버지 요제프는 중개업자로서 비교적 최근에 부를 쌓은 신흥 계급으로서 상류층으로부터는 경멸을, 하류층으로부터는 시기와 ..

리라책읽기 2023.04.06

설국/중편 소설 노벨 문학상 수상/가와바타 야스나리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본 군마(群馬)현과 니가타(新潟)현의 경계를 잇는 시마즈(淸水) 터널을 지나 ‘눈의 나라’(雪國)에 도착했음을 표현한 이 첫문장은 너무나 유명하다. 배경은 니가타현 에치고(越後) 유자와(湯澤)온천이다. 일본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가 1968년 일본 최초로 노밸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 유명한 「설국」(雪國)이다.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덮어버리고, 순수문학이라는 포장으로 보면 「설국」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시마무라가 기생 고마코(駒子)에게 끌려 설국의 온천장을 3번이나 찾아 간다. 또다른 여인 요코(葉子)가 끼여들어 미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문장이 섬세..

리라책읽기 2023.04.01

장편 소설 빙점/미우라 아야코

빙점은 1922년 홋카이도에서 출생한 여류작가인 미우라 아야코의 대표적인 장편소설이다. 빙점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병원 원장으로 있던 스지구치의 아내인 나쓰에는 병원에 근무중인 젊은 의사와 단둘이 시간을 보낼려고 3살난 딸아이를 밖으로 내보낸다. 그러나, 이 작은 일로 인해 아이가 유괴되고 결국엔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와 동시에 간통의 현장을 목격한 남편은 아내에 대한 심한 배신감에 어린 여자아이를 입양하여 기르자고 한 아내의 요청에 범인의 딸을 데려다 기르기 시작하며, 주인공들의 내부 갈등은 시작된다. 요코라고 이름 지은 딸에게 온갖 정성을 쏟는 아내 나쓰에, 겉으로 가정은 다시 화목해 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요코가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남편 스지구치의 서재를 청소하던 중 그의 다이어리..

리라책읽기 2023.03.28

존 스타인백의 생쥐와 인간

생쥐와 인간 [ 2020년 1월 30일 - 디베이팅데이 ] 대공황의 모진 바람에 땅을 잃은 일꾼들이 이 농장 저 농장을 전전하며 미래도 없는 삶을 이어간다. 창자가 끊어질 듯한 노동을 하면서 인정조차 메말라버린 뜨내기들의 숙소에서 레니와 조지는 서로를 의지하며 소박한 꿈을 키워간다. 아이처럼 순수하고 어수룩한 거구 레니와 작지만 차돌멩이처럼 야무진 조지. 이 떠돌이 노동자들은 과연 안식을 찾을 수 있을까? 신기루처럼 레니도, 둘의 미래도 사라진 자리에 조지 혼자 덩그마니 서 있다. 글 김지나 기자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빚은 리얼리즘 소설 인간이란 아는 것도 없이 알량한 지식에 기대 많은 것을 재단한다. 일종의 선입견이다. , 의 작가 존 스타인벡. ‘존 스타인벡은 노동자 출신의 사회주의 사상을 지닌 미국 ..

리라책읽기 2023.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