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수레바퀴 아래서/헤르만 헤세

헤븐드림 2023. 4. 6. 06:08

헤르만 헤세

등장인물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스'라는 소년이다. 독일의 시골마을에 사는 이 소년은 공부를 상당히 잘하는 학생이다. 그의 아버지는 '요제프'라는 중개업자이다. 한스는 후에 기숙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하일러'라는 운명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 신학교의 교장선생님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다. 한스는 또 나중에 고향에서 '엠마'라는 소녀를 만나 가슴 아픈 사랑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같은 마을의 '아우구스트'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들이 이 작품의 주요 인물들이다. 

 

줄거리

이 소설의 주인공인 한스는 독일의 한 시골마을에 사는 14, 15살 정도 되는 소년이다. 아버지 요제프는 중개업자로서 비교적 최근에 부를 쌓은 신흥 계급으로서 상류층으로부터는 경멸을, 하류층으로부터는 시기와 질투를 받는 계층이다. 한스는 공부를 꽤 잘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아버지 요제프를 비롯한 마을 사람들 모두 그에게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아버지는 신흥 계급 출신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어서 아들의 성공을 통해 온전히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한스는 주에서 실시하는 기숙 신학교 입시시험을 치르는데, 당시 독일에서 출세하는 지름길은 신학교에 들어가 성직자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스는 그 시험에서 전체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마침내 신학교에 입학하게 된다.

 

신학교에 입학한 한스는 성공을 위해 모범적인 생활을 하지만 커다란 수레바퀴 같은 신학교의 전통과 권위에 억눌려 점점 행복을 잃어 간다. 한편 그곳에서 만난 하일러라는 친구는 좀 달랐다. 그는 시에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반항기가 가득해 학교에서 정한 여러 가지 금기사항을 어기고 마침내 교사와 동료 학생들로부터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만다. 처음에 하일러와 친하게 지내던 한스도 문제아로 낙인찍힌 하일러를 멀리하게 된다. 하지만 끝내 그에 대한 우정을 저버릴 수 없어, 학교 내에서 여전히 붙어 다니게 된다. 한스는 하일러의 삐딱한 성격 때문에 때로 상처 받고 그에게로부터 우울함까지 전염되면서도 구속과 규율보다는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하일러에게 자기도 모르게 빠져들었던 것이었다. 일례로 둘은 학교 지하실에서 첫 키스를 나누기도 하는데, 이는 엄격한 신학교 생활에서는 차마 꿈꾸지 못했던 자유롭고 생명력 넘치는 삶에 대한 한스의 갈망을 보여 준다. 덕분에 한스의 학교 성적은 초반과 다르게 떨어져만 가고 교장선생님과 개인 면담까지 하게 된다. 교장선생님은 한스에게 공부에 전념할 것을 권고하지만 한스는 이미 공부에 큰 생각이 없었다. 한편 하일러는 기숙사에서 탈출하는 등 거듭되는 반항 끝에 결국 퇴학을 당해 낙향하고 만다. 이 일로 거대한 수레바퀴 즉, 외부세계와 기성세대의 권위에 대한 한스의 반감을 점점 커져갔다. 그로 인해 한스 역시 성적 부진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많이 쇠약해져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되돌아간다.

 

고향으로 되돌아온 한스는 자신이 경멸하던 금속수련공으로서의 평범한 삶을 살게 된다. 그조차도 그의 고향 친구인 아우구스트의 소개 덕분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어느 가을날 사과즙을 짜다가 엠마라는 소녀를 만난다.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엠마에게 한스는 급격히 빠져들고, 엠마는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한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한스는 그녀를 깊이 사랑하게 되었지만, 엠마는 어느 날 갑자기 말도 없이 떠나버린다. 상처 받은 한스는 아우구스트가 수습을 떼고 정식 직원이 되어 주최한 일요일 파티에 참석한다. 파티에서 만취한 한스는 강에 빠져 익사한 상태로 발견되고 소설은 끝이 나게 된다. 

 

작품해설에 따르면 이 소설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청소년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한다. 주인공 한스와 마찬가지로 헤르만 헤세는 우수한 성적으로 기숙 신학교에 입학했으며 작중 헤르만 하일러가 학교에서 도망치는 이야기는 실제 헤르만 헤세의 일화였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는 당시 학교에서 도망치다 경찰에게 잡혀 돌아온 뒤 8시간동안 감금당하는 체벌을 당했으며 이후 우울증 증세가 심해져 주변 친구들부터 왕따까지 당했다고 한다. 이런 헤세의 불안한 정신상태를 이유로 학교에서는 보호와 배려 보단 오히려 선생님들이 앞장서서 퇴학시키길 원했다고 한다. 결국 헤르만 헤세는 신학교를 자퇴하고 신경쇠약으로 인해 요양에 들어간다.#

위에 에피소드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소설에 배경인 19세기말 당시 독일의 교육은 매우 강압적이고 권위적이어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굉장히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역시 시대는 미묘하게 다르지만 독일의 권위적인 교육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다가 비교적 자유로운 스위스로 건너가고 나서야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