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신호소에 기차가 멈춰 섰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일본 군마(群馬)현과 니가타(新潟)현의 경계를 잇는 시마즈(淸水) 터널을 지나 ‘눈의 나라’(雪國)에 도착했음을 표현한 이 첫문장은 너무나 유명하다. 배경은 니가타현 에치고(越後) 유자와(湯澤)온천이다. 일본소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가 1968년 일본 최초로 노밸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그 유명한 「설국」(雪國)이다. 이런 근본적인 의문을 덮어버리고, 순수문학이라는 포장으로 보면 「설국」은 좋은 평가를 받는다. 시마무라가 기생 고마코(駒子)에게 끌려 설국의 온천장을 3번이나 찾아 간다. 또다른 여인 요코(葉子)가 끼여들어 미묘한 삼각관계가 형성된다. 문장이 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