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첫 장 / 권여원 봄의 첫 장 / 권여원 매화나무 아래 서면 허공에 불이 켜진다 겨우내 하늘을 마시며 자란 꽃잎들 가볍고 여린 실핏줄로 터지고 있다 살점을 떼어내듯 분홍빛 지문들이 떨어지는 언덕 위의 붉은 잔 나무는 피를 흘려도 아프다 소리치지 않는다 산자의 어깨에 내리는 저 핏방울 창공에 붉은.. 감사와 은총 2017.04.05
다른 한울/정지용 다른 한울(하늘) /정지용 그의 모습이 눈에 보이지 않었으나 그의 안에서 나의 호흡이 절로 달도다. 물과 성신(聖神)으로 다시 낳은 이후 나의 날은 날로 새로운 태양이로세! 뭇사람과 소란한 세대에서 그가 다만 내개 하신 일을 지니리라! 미리 가지지 않었던 세상이어니 이제 새삼 기다.. 감사와 은총 2017.03.17
내가 죽는 날 - 김정준 내가 죽는 날 - 김정준 (전 연세대 연신원 원장, 한신대 학장) - 어느 요우(僚友, colleague)가 나의 죽음에 대하여 묻기에 그 답으로 지은 글 내가 죽는 날 ! 그대들은 ‘저 좋은 낙원 이르니’ 찬송을 불러주오. 또 요한 계시록 20장 이하 끝까지 읽어주오. 그리고 나의 묘패에는 이것을 새겨주.. 감사와 은총 2017.03.07
나의 하나님/김춘수 나의 하나님 김춘수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늙은 비애다 푸줏간에 걸린 커다란 살점이다 시인 릴케가 만난 슬라브 여자의 마음 속에 갈앉은 놋쇠 항아리다 손바닥에 못을 박아 죽일 수도 없고 죽지도 않는 사랑하는 나의 하나님, 당신은 또 대낮에도 옷을 벗는 여리디 여린 순결이.. 감사와 은총 2017.03.03
어느 선교사의 기도 선교사 언더우드 어느 선교사의 기도.. 걸으라시면 물 위도 걸으렵니다문득 뒤돌아봐도 후회하지 않을한 길 만을 원하여 많은 길을 버렸습니다부활의 새벽을 기다리는 제자들처럼설레임으로 고난의 길 걷게 하소서어디를 간들 가시밭 아니옵니까두려움 없이 지나게 하옵소서무지와 질.. 감사와 은총 2017.03.02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박용재 +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저 향기로운 꽃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저 아름다운 목소리의 새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숲을 온통 싱그러움으로 만드는 나무들을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사랑한 만큼 산다 외로움에 젖은 낮.. 감사와 은총 2017.02.25
별을 본다/황금찬 빛을 본다 -황금찬- 눈을 뜨면 바로 거기에 빛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을 때에도 빛은 항상 거기에 충만해 있었다. 빛이 없어서 세상이 어두운 것이 아니고 눈을 뜨지 않고 있기에 모든 것이 어둡게 보인다. 내 영혼이 눈을 감고 있는 동안 나는 어두움의 소유가 되었다 그리하여 방황하였.. 감사와 은총 2017.02.24
나를 사랑하심으로/ 프란체스코 나를 사랑하심으로/ 프란체스코 주여, 나를 사랑하심으로 황공하옵게도 당신이 죽으셨나이다. 당신 향한 사랑 때문에 나도 죽을 수 있게 도와주소서. 당신의 꿀 같은 사랑으로 내 마음을 달게 하시고, 당신의 불 같은 사랑으로 하늘 아래 모든 것으로부터 내 마음을 빼내어 가지소서. 감사와 은총 201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