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에/김현승 부활절에/김현승 당신의 핏자욱에선 꽃이 피어 - 사랑 꽃이 피어, 땅 끝에서 땅 끝에서 당신의 못자욱은 우리를 더욱 당신에게 열매 맺게 합니다. 당신은 지금 무덤 밖 온 천하에 계십니다 - 두루 계십니다 당신은 당신의 손으로 로마를 정복하지 않았으나, 당신은 그 손의 피로 로마를 물.. 감사와 은총 2018.05.04
은총/김승철 제5회 국민일보 신앙시 신춘문예 최우수상 은총 / 김승철 새가 못이 되어 날아와 박힌다. 외마디 신음만 들릴 뿐, 추락하는 그림자 사이로 달이 새파랗게 질려 보고만 있다 툭 소리에 머리칼은 깃털처럼 흔들리지만 나무는 날아가지 않는다, 도망치지 않는다 떨어지는 것들은 깃털이 아니라 그늘진 울음이 된다 쇳조각의 속박이 아.. 감사와 은총 2018.04.12
제 8회 기독 신춘 문예 최우수상시 신발/정경해 신발/정경해 이른 아침 현관에 들어서니 어머니의 신발 한 켤레 구부정히 앉아 있다 새벽기도를 다녀오셨는지 가지런히 두 발 모으고 묵상 중이다 희끗희끗 서리 앉고 주름 깊게 패인 모습으로 무릎 꿇었다 진흙이 검버섯으로 피어 못 다한 간구하듯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삼백예순날 캄.. 감사와 은총 2018.04.09
마지막 기도/이해인 이제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 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가는 한 송이의 흰 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 감사와 은총 2018.03.30
편지/오세영 편지/오세영 나무가 꽃눈을 틔운다는 것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찬란한 봄날 그 뒤안길에서 홀로 서 있던 수국 그러나 시방 수국은 시나브로 지고 있다. 찢어진 편지지처럼 바람에 날리는 꽃잎,꽃이 진다는 것은 기다림에 지친 나무가 마지막연서를 띄운다는 것이다. 이 꽃잎, 우.. 감사와 은총 2018.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