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은총

마지막 기도/이해인

헤븐드림 2018. 3. 30. 07:27



이제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두고 갈 것도 없고

가져 갈 것도 없는

가벼운 충만함이여


헛되고 헛된 욕심이

나를 다시 휘감기 전

어서 떠날 준비를 해야지


땅 밑으로 흐르는

한 방울의 물이기보다

하늘에 숨어가는

한 송이의 흰 구름이고 싶은

마지막 소망도 접어두리


숨이 멎어가는

마지막 고통 속에서도

눈을 감으면 

희미한 빗속에 길이 열리고

등불을 든 나의 사랑은

흰옷을 입고 마중 나오리라


어떻게 웃으실까

고통 속에서도 설레이는

나의 마지막 기도를

그 이는 들으실까


-마지막 기도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