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모든 것이 감사의 이유이다

헤븐드림 2022. 6. 7. 07:40

 

아름다운 계절이다. 6월의 녹음이 짙고 하늘이 푸르다. 새소리가 명랑하고 나비가 춤춘다.

요즈음 나는 몸이 건강하고 음식도 맛나게 먹는다. 이제는 복잡한 문장보다 이렇게 단순한 글쓰기가 좋다.

매일 아무 일 없이 평안하게 지낸다.  조금 아까 비가 잠깐 뿌려 빨래를 걷어 정리했다.

비가 그치자 산책을 나갔다 왔다. 

볼 수 있다는 사실과 들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먹을 수 있고 걸을 수 있고 비를 맞을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고 잠들 수 있다는 것에 고맙다.

 

지금 나는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켜 글을 쓰고 암환자의 수필인 오디오 북을 듣고 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의 투병생활에 나의 귀를 맡기고 있는 것이다.

너무도 고통스런 상황을 들으며 차라리 그 환자는 빨리 죽는 편이 낫겠다 생각했다.

왜냐하면 삶의 투쟁에서 꼭 이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세상에서 사라져도 괜찮을 것이다.  다른 세상에 가면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다른 세상을 아는 사람들은 나의 이 생각에 동의할 수 있으리라.

 

그 외의 모든 힘겨운 삶 역시 견디고 이기다 막다른 길에 이를 때도 마찬가지다.

할 수 없다면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자기의 내면을 성찰하며 그동안의 삶을 고마워하는 편이 좋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감사의 조건이다.

조그만 행복도 

불현듯 닥친 불행도

삶의 한부분을 아름답게 장식할 수 있는...

 

그러나 오늘은 나에게 평범한 하루였다.

살아온 삶의 무게가 가슴을 짓눌러도 오늘만큼은 내게 고맙다고 말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