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떠나기 싫은가보다
아직은 봄이 아니라며
고갤 가로 짓나보다
나뭇가지에 핀 꽃들 얼굴 시립고
텃밭 새싹들 얼어붙고
내 가슴 잔뜩 움추리고
괜스레 모두 다 불쌍하다
며칠 영하 6도까지 내려가 목련꽃이며 벚꽃이며 다 얼어붙었다.
뒷밭 사과나무와 복숭아 나무에 이불을 둘러씌우고 비닐로 싸서 다행이 얼지 않았다.
새삼 얼굴도 내밀지 못하고 매서운 추위에 움추러든 새싹들이 가여워졌다.
바람을 동반한 추위는 언제나 불편한 손님이다.
그래도 오늘은 따뜻하고 낼 모레는 비가 올 모양이다.
사람 사는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뜻밖의 재해나 모진 시련이 닥칠 때 일상이 마비되고 마음이 무너지지 않는가?
꽃샘추위처럼 가슴에 불어온 찬 바람을 피할 수는 없지만 내년 봄이면 다시 필 꽃들을 생각하며
또 다른 좋은 날들을 상상해본다.
인생이란 꽃피우고 열매 맺고 낙엽지고.. 추위를 견뎌야 하는 나무와도 같다.
그러니 상심하지 말자
오늘 그대로의 날을 말씀 안에서 의미있게 살아가는 데 힘을 기울이면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거룩한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