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리라
빼곡히 내민 나무의 손들은 차갑고 싱싱했다 우리는 길을 걸어 높고 큰 바위에 앉아 깊은 강물을 바라보았다
너를 생각하면 우수수 낙엽이 떨어진다 슬퍼서 죽어야 한다고 내 귓속의 문을 열고 습관처럼 들어와 앉은 말들
너무 젊지 않은가 너무 아름답지 않은가 사실 이유는 핑계일 뿐, 날개 없이 추락하는 모든 것은 숲이 되고 싶을 뿐이다
그 초여름의 숲새는 소란하지 않았고 다만 방관의 시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아득히 들려오는, 종소리같은 울림이 환영이 되어 떠 오른다
생각이 던져주는 찰라의 행복이 저만치 숲 길을 낸다 청록의 너울 속에서 계절의 숨소리가 뛰어온다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흔드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