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실락원 환타지 /리라

헤븐드림 2018. 5. 7. 06:26


실락원  환타지 /리라


환타지 1. 
나비가 팔랑거리며 내 눈 속에 든다
푸르고 노란 날개들, 수를 셀 수 없다  
달빛이 긴 머리칼을 베어내 뿌려 놓은 밤 하늘,
천년 동안 이 땅을 살다간 남자가
묘연한 낯빛으로 어둠과 달의 향기를 맡는다
킁킁대며 어슬렁거리다 주저 앉는
빛의 갑옷을 찟고 나온 참담한 모습이다

환타지 2.
궁창에서 별들이 떨어진다
외로운 눈물 글썽이며.. 별이 웅크려 앉은 자궁에 복수가 터진다 
난산의 굉음, 하늘의 혀가 말린다
으으으으으으말더듬이 아귀들이  입 속에서 쏟아져 나온다
밤이 삐뚤삐뚤 빌딩 사이를 누빌 때
불멸의 시간 속에 빼곡이 들어선 불의의 도시가 어깨를 으쓱대고
카인의 후예들은 아벨의 깨어진 머리를 찾아다닌다

환타지 3
아아아아아아아아프다
도살당하는 거리는 고통스런 울음이 뭉쳐놓은 구름 속으로 숨는다
발을 구르며 쏟아지는 폭우가 대지에 대못을 박아대는데
붉은 용암이 솟구치는 화산 위로는 하늘말들이 달리며 이힝이힝 소리를 지른다
지구의 동공이 확장된다  땅의 뼈들이 와르르 부숴진다 
서서히 눈을 감는 하늘, 만물은 영원의 시간 속으로 잠적한다
태고의 신음소리 아득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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