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생각/리라

헤븐드림 2018. 2. 11. 13:53

생각/리라



밤 깊어 사방 어두우니

내 맘 고요하다

겨울밤 길어서 잠들 수 없는가

비가 밤새 내린다는데 

벌써부터 내 영혼이 젖어 슬프다

겨울새와 다람쥐도 춥고 

나무들과 바위도 비에 젖어 떨고 

나는 내가 불쌍하고 

또 모든 것이 불쌍하다

비가 오는데 

잠을 잘 수 없는 것은

내 삶의 모순들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어둠 속에서 

빗소리를 들으며 

나의 하루를 씻는다

어디서 저 비들은 모여 들어 

꽃과 나무까지 도란거리게 하는가

귀를 연다 

비의 문을 지나서

나는 절망한 나를 찾아간다

꽃잎이 죽어 나무가 되고 

나무가 죽어 돌로 남았다면

보이는 것은 흙의 입자가 떠도는 

안개일 것이다

새벽에 창문을 연다 

비가 여전히 내린다 

저 하늘이 땅의 목마른 아우성을 

들은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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