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좁쌀 한알/장일순 선생의 생애 (최성현 저)

헤븐드림 2009. 12. 22. 03:53

좁쌀 한 알 

저자 소개

저자 : 최성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산 속에 살며 번역과 글쓰기를 하고 있다. 저서에『바보 이반의 산 이야기』가 있고, 옮긴 책에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지렁이 카로』『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공역)같은 것이, 편역서로는 일본 선승들의 일화를 모은『다섯 줌의 쌀』이 있다.

책속으로

최정환은 원주의 번화가에서 ‘천석’이라는 밥집을 하고 있다. 그 밥집을 시작할 때 장일순은 최정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니가 여기서 손님을 하늘처럼 섬기며 쟁반을 3년만 나르다 보면 나보다 훨씬 큰 사람이 될 것이다. 아주 큰 도인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 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리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하늘의 일로 여기고 늘 마음 챙기기에 거짓이 없으면 어떤 일을 하든 그 일에서 큰 깨우침을 얻을 수 있으리라. 크게 자랄 수 있으리라.
---p. 본문 중에서


설날에 원주 시장이 장일순에게 새해 인사를 와서 돈이 든 봉투 하나를 놓고 갔다. 장일순은 안 받으려 했으나 시장은 막무가내였다. 시장이 돌아가고 바로 뒤로 천주교 벽지 보건팀에서 여럿이 함께 장일순에게 세배를 하러 왔다. 세배를 주고받은 뒤 장일순이 곁에 놓여 있는 봉투를 집어 그들에게 주며 말했다. 

“이 거, 시장님이 여러분에게 드리라고 놓고가신 거야. 갖다 잘 쓰세요.” 

벽지 보건팀은 그런 줄 알고 봉투를 받아들고 장일순의 집을 나왔다. 그리고 얼마 뒤에 어떤 모임에서 벽지 보건 팀의 리더인 독일 사람 지그리드 지그버드가 원주 시장을 만났다. 돈 봉투 생각이 나서 지그리드는 고맙다고 시장에게 인사를 했다. 그 일 있은 뒤로는 원주 시장이 봉투 가져오는 일이 없어졌다 한다.
---p.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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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하는 일 없이 안 하는 일 없으시고 
달통하여 늘 한가하시며 엎드려 머리 숙여 
밑으로 밑으로만 기시어 드디어는 
한 포기 산속 난초가 되신 선생님 - ---김지하 (시인)


"이 땅의 풀뿌리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고, 사람 사는 도리를 가르쳤던 해월 최시형 선생이 지금 단순히 동학이나 천도교의 스승이 아니라 이 겨레, 이 나라 사람들 전체의 스승이듯이 장일순 선생의 자리도 그러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 ---김종철(녹색평론 발행인)


선생님께서는 내 짧은 인생에서, 초등학교에 처음 등교하는 막내의 손을 잡아 교실 문 앞까지 데려다 주는 부모 없는 집안의 맏형 같은 그런 분이셨다. - ---이현주(목사,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