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der를 읽고 *리라*
마음에 혼란이 왔다 거북스럽고 껄끄러운 심정으로 책을 읽어나가다보니 조금 시대적인 풍자의 일면을 보기 시작한 것 같다 살아가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하는 계층의 사람들 속에 선 삼심대 중반의 문맹의 여자가 본능적으로 행동한 수개월의 생활 속에서 십오세의 소년은 맹목적인 사랑의 행위에 스스로를 절제하지 못하며 이십세나 나이가 많은 여자에게 이끌리는 내용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이 나에게 준 교훈은 기성세대의 비정상적인 사고가 가져오는 시대의 후유증 속에 머물러 살아가면 안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소년의 순수성에 병행되는 현실감같은 아이러니를 엿볼 수 있었다 때로 우리들의 마음과 행동을 따로일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 그로 인하여 우리는 자책감 내지는 도피심으로 괴로워 하기도 한다 책을 읽어주며 지냈던 소년기의 한 시절을 다시 회상하며 차마 자신이 문맹이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으려 형을 선고 받음에도 입을 다무는 그녀의 자존감을 아파 하며 감옥에 있는 그녀를 위해 다시 책을 읽어 녹음을 하여 테이프롤 만들어 보내는 그는 이미 중년에 와 있다 시대를 지나고 지나도 우리들에게는 책임져야할 마음의 짐이 있고 감옥에서라도 형량을 채우며 자신을 지키는 의지가 있다는 사실에 중점을 두어 이 책은 감정적인 사고보다는 과거적 혼란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며 충분히 이성적인 판단으로 주인공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주고 있다 나는 우리들 인생의 시작에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시간들을 유추하며 누구나 한 번은 이 책을 심각하게 읽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 소설의 마지막은 감옥에서 목을 매 죽음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여인의 모습을 보는 한 남자의 시선으로 끝을 내지만 역시 죽음을 모든 사실의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해 주는 것이 아닌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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