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영혼

오월의 그늘/김현승

헤븐드림 2024. 2. 12. 11:27
 
오월의 그늘/김현승(1913∼1975)

그늘,
밝음을 너는 이렇게도 말하는구나
나도 기쁠 때는 눈물에 젖는다.

그늘,
밝음에 너는 옷을 입혔구나
우리도 일일이 형상을 들어
때로는 진리를 이야기한다.

이 밝음, 이 빛은
채울 대로 가득히 채우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구나
그늘―너에게서…

내 아버지의 집
풍성한 대지의 원탁마다
그늘,
오월의 새 술들 가득 부어라!

이팝나무―네 이름 아래
나의 고단한 꿈을 한때나마 쉬어
가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