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방석/장기욱
소천하신 어머니 방 한편
눈물로 남아있는 방석에는
눈물 내음이 난다.
자식 향한 간구의 모퉁이를
돌고 돌아 삼백예순 날
내 몸 드리는 제단(祭壇)되어
소리 없이 품기던 아픔
적셔있다
촘촘한 실선마다
탕자 향한 눈 깊어진 자리
모래폭풍 속 오가며
두 손으로 기다려주시던 구릉엔
샤론의 꽃 피어있다
제 몸 불사라 온기 떨어주던 솜털
뜨거운 간구 감싸 안느라
한 가닥 두 가닥
헤지고 거죽만 남아있다.
내 몸이 향기로운 건
빈 가슴에 울림으로 전해오는 건
패인 자국마다 눈물로
꿰매놓은 기도 때문이다
'삶과 영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각하는 사람/김장환 (0) | 2024.02.04 |
---|---|
눈 속에 핀 한 달란트 / 임용남 (0) | 2024.01.21 |
견출지/정재희 13회 국민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작 (0) | 2024.01.06 |
눈 먼 자의 기도, 소리 /우현준 (0) | 2023.12.05 |
꽃등/류시화 (0) | 2023.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