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계속 비가 내리고 있다.
비에 젖은 나무들이 더 아름답다. 사방이 진초록 잎으로 가득하고 비에 젖은 풍경이 무척 신선하게 보인다.
빗소리가 아득하고 세상이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온천지에 신의 손길이 닿아있는데 나는 나 혼자 사는 양 겸손하지 못했다.
비가 오는 날은 왠지 아련한 기분에 마음이 조금 울적해지곤 한다.
지나온 세월의 앙금이 아직도 나의 영혼 어느 곳에선가 자리잡고 있나보다.
어떤 시인은 이런 날 신은 세상을 세탁하는 거라고 했다.
너는 늘 투명한 눈빛으로
나를 지켜 보고
마알간 미소띄며
얼룩진 내 마음 씻어내리지
너는 아득히 높은 곳으로부터 와서
나의 낮고 깊은 곳에 내려 앉지
말하지 않고 알 수 있는 것은
자주 나에게 오고 싶어하는
너를 기다리는 그리움
이 삶의 정거장은 참 쓸쓸해
창밖에서 서성이는 발자국 소리
아마도 밤새 들리겠지
비가 내려 창 밖을 보며...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