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해먹에 누워

헤븐드림 2023. 4. 20. 09:31

 

뒷뜰 해먹에 누워 봄을 본다

연두빛 세상이다

얼핏 얼핏 푸른 하늘이 얼굴을 내밀고

숲의 향기가 온통 나에게 내려앉는 듯 하다

 

알러지로 지친 몸을 누이고

숱한 연초록 잎들의 춤사위를 보고 있노라니

너무도 아름다워 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봄바람의 행진곡이다

 

봄은 이토록 멋진데

내 청춘의 봄은 어땠는지 생각해본다

행복과 슬픔이 맛닿은 시간이었다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다

내 청춘의 봄도 잔인했다

그러나 이 모든 나무들이 꽃들이 풀들이 싹을 틔우고 꽃봉오리를 열고 열매와 씨를 영글려면

매서운 시련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 모든 풍파를 겪고 다시 봄

해먹에 몸을 의지하듯

이제는 찬란한 봄에 나의 마음을 기댄다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봄의 풍경을 눈에 담아

가슴으로 영혼으로 만져본다

이제부터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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