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두어 번 흙을 적시고 덩달아 진눈깨비도 몇차례 들러갔다 도무지 가늠하기 어려운 날씨가 나무들과 꽃들을 주춤거리게 한다 뒷 뜰에 심어놓은 채소도 아직 고개를 내밀지 않고 아무래도 이번 봄은 4월 말쯤이나 되야 제 모습을 드러내려나보다 오늘도 제법 쌀쌀한 바람때문에 겨울쟈켓을 입고 일터에 걸어왔다 곽재구 시인의 시 사월의 노래가 제격인 아침이다
![](https://tse2.mm.bing.net/th?id=OIP.TtpisUGXk2Hao0kW50kKBAHaFL&pid=15.1&P=0&w=251&h=177)
사월의 노래/곽재구
사월이면 등꽃이 피는 것을 기다리며 첼로 음악을 듣는다
바람은 마음의 골짜기 골짜기를 들쑤시고
구름은 하늘의 큰 꽃잎 하나로 마음의 불을 가만히 덮어주네
노래하는 새여 너의 노래가 끝난 뒤에 내 사랑의 노래를 다시 한번 불러다오
새로 돋은 나뭇잎마다 반짝이는 연둣빛 햇살처럼 찬란하고 서러운 그 노래를 불러다오.
하지만 이 시와는 무척 대조적인 엘리엇의 장편시 황무지의 앞부분이 생각난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로 봄비를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 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 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주었다.” 시인은 후대의 사람들의 정신적 사고의 고갈에 마땅치 않은 듯한 글을 쓰기라도 한 모양이다
또한 2014년 4월 16일, 우리에겐 476명 중 무려 304명의 청소년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침몰 사건이 있다
![](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404/24/2014042400972_0.jpg)
![](http://kookminnews.com/data/cheditor4/old/2014-05-09/c_20140509_6697_0.jpg)
그리고 1948년 3만명이 학살 당한 참혹한 제주 4,3 사건도 있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결국 가슴 아픈 달이라 하겠다 밑에 사진은 처형을 기다리는 그 때 제주 민중 의 모습이다
![](https://upload.wikimedia.org/wikipedia/commons/e/e8/Jeju_Massacre.jpg)
![](https://t1.daumcdn.net/cfile/tistory/23410D4053A196E909)
봄이라서 좋은데 마냥 좋아할 수가 없다 제주 4,3 사건 때 참형 당한 피의 물결이 꼭 꽃무리 같아서 세월호 침몰 어린 청소년들의 한서린 넋들이 마치 유채꽃밭같아서.. 그들의 억울한 죽음이 너무 슬퍼서 사월은 아직도 내 가슴에 춥게 느껴지는 달인가보다 희생된 사람들의 남은 가족들을 위해 글 하나 바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