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시인 기형도의 짧은 생..서른

헤븐드림 2018. 3. 6. 01:22

기형도 빈집 시노래


성우제씨 블로그 캡처


그는 심야극장에 갔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30세의 나이로 생을 마쳤다

참 아까운 시인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그가 남긴 시를 읽으며 그가 얼마나 삶을 치열하게 고뇌했는가를 느낀다

젊음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시

고독과 정의와 존재의 의미와 가난과 병 그리고 식구들까지 그가 안고 가려 하던 무게가 무척이나 큰 듯 싶었다 위에 시들은 1982년경 그가 시를 쓰기 시작할 무렵 쓴 술값을 내준 여자에게 써 준 시라

한다


당신에게/ 오늘 이 쓸쓸한 밤/ 나지막하게 노크할 사람이/ 있읍니까/ 하늘 언저리마다/ 낮게 낮게 눈이 꽂히고/ 당신의 찻잔은/ 이미 어둠으로 차갑게 식어 있읍니다/ 그대여, 옷을 입으십시오/ 그리고 조용히 통나무 문을 여십시오/ (후략)”



기형도 시인

기형도 시인


“당신이/ 외투깃을 올릴 때/ 무엇이 당신을/ 차갑게 하는지 두렵게 하는지/ 알고 계세요?/ 풀잎은 모두 대지를 향해/ 지친 허리를 누이는 밤/ (중략) / 나는 언제나 당신의 주위에서/ 튀어올라 물보라 치는/ 물비늘임을 그대는 아세요?” 


 


1985년 신춘 문예 동아일보 시부문에 당선한 기형도의 안개라는 작품이다

안개에 가린듯 한 사회의 비리와 인간의 불행과 떠남 그리고 슬픔을 얘기하는 시인의 시상이 날카롭다



때로 젊음은 어이없다

존재의 가치조차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기형도 시인의 글을 읽으면

무언지 모를 이타적인 절망과 희망이 범벅이 되는 듯하다

그것은 자신과의 투쟁과 또 사회로부터의 고립이 생각에 진입하여 물러설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랑한다 

그 시절의 젊은이여

폭압의 정치와 숨막히는 청춘의 열기 속에서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이 있었을테니..

시노래 빈집을 들으며 나 역시

그 시절의 섦고 아팠던 때를 기억해본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있거라

하며 정신적 상실에게 안녕하는

그의 방황과 칩거가 충분히 이해되는 것은 나 또한 그 시대를 겪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잘 있나요 기형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