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밤새 황홀한 꽃나무가..

헤븐드림 2018. 2. 21. 07:56




 

밤새 황홀한 눈꽃이 나무마다 피었나보다 아침에 일어나니 눈부신 풍경이 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다 문을 열고 

나가 보니 온 동네에 눈꽃 잔치가 열렸다  2월 하순에 받은 놀라운 선물을 보고 가슴이 뛰었다 이토록 어여쁜 

선물을 주신 이가 누구신지 하늘을 쳐다보며 감사합니다.. 하고 눈짓하며 인사를 했다



부지런하게도 도로는 이미 청소가 되어 있어서 일찍 일을 나가는 사람들에게는 천만다행이기도 했다 함박눈이라

서 금방 녹겠지만 하얀 정원을 걷는 듯한 착각에 빠져 넋놓고 걸으며 사진을 찍었다




길을 가다가 만난 한 나무는 풍성한 꽃을 피운 듯 당당하게 뽐내는 모습이다 너무 멋져서 기억에 남기려고 한컷

했다 꽃나무가 이렇게 위풍당당하게 보일 줄이야.. 저절로 가슴이 뿌뜻해서 잠시 시름을 잊고 말았다



살면서 이토록 아름다운 눈꽃들을 본 적이 없어서 이렇게 실어 본다!


오래 전에 좋아하던 겨울 연가와 함께 십년 전의 시 한편 옮겨 놓는다






에게 부치는 편지/리라


 

백합보다 흰 순결로

사락 사락 오셨나요


하얀 꽃보라 

미소 담뿍 담고 오셨네요


산천이 포근한 잠을 깨니

새벽길 걸어 

눈부시게도 오셨군요


곱디 고운 언어로 

가슴의 침묵을 깨우시네요  

하얀 그리움으로  

겨울의 문을 톡톡 두드리네요


그대 보고픔에 

한밤을 하얗게 새고

가슴 벅차 뜨락에 나섰지요 


아 거기 그대의 아름다운 행차 

꿈결처럼 오신 모습에

차라리 내 눈을 감았어요


2009년 겨울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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