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이월의 하루..

헤븐드림 2018. 2. 9. 03:28





동네 공원 호수가 꽝꽝 얼었다 

유난히 추운 겨울 날씨 때문이다

눈 덮힌 공원에서 운동을 하다 

찍은 겨울 풍경이 왠지 나의 마음

을 고단하게 한다

앞으로도 2월, 3월 춥고 나면

서서히 봄이 오리라

호숫가로 예쁘게 피어날 꽃들을 

머리에 그려본다 보랏빛, 노랑색, 

하양색, 핑크빛으로 단장하고 

나올 그 얼굴들..

하나같이 귀엽고 아름답고 선한

눈빛을 한 어여쁜 표정의 고마운

봄의 선물이다

겨울엔 눈이 와서 좋고 봄에는 비가 내리고 꽃이 피고 나무가 푸릇푸릇 싹을 내서 즐겁고 여름에는 바다에 가서 좋고 가을엔 낙엽을 밟고 붉고 노랗게 채색되가는 산풍경에 감탄하고...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즐기는 내가 어쩌면 너무 단순하고 천진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정 도시의 각박함과 메마른 정서에 피곤한 나의 정신에 쉼을 주기 위한 나에게 부치는 위로 편지이기도 하다 이번 겨울에는 눈이 퍽 많이 왔다 어제도 진눈깨비가 내린 탓에 길이 얼어버려서 아침에 일터로 걸어올 때 조심스럽긴 했다 몇년 전에 눈이 오는 날 쓴 글 한편 다시 읽으며 차 한잔 마셔야겠다

                                                      눈 오는 날/리라



너를 기다리는 나의 마음에 흰 눈이 내리면

자박자박 너의 눈 밟는 소리 들리는 듯 하다

우리 모두는 서로를 향해 가면서도

눈 쌓인 들녘에서 너무 오래 서성이는지 모른다

눈 오는 날,

우리들 영혼엔 상념의 눈보라가 친다

길이 엇갈려 되돌아오는 발자국들은

어느덧 눈물에 젖어있다

용서할 수 없어 걸었던 길의 거리만큼

깊히 묻힌 이름들과 기억

눈이 쌓인다 눈이 쌓인다

기다리는 마음에 자박자박 눈 밟는 소리 들린다

                                                            

                                                                     2011년 겨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