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한 명인 다대오(마 10:3)는 복음서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역사가 에우세비오의 '교회사'에 무척 무게 있게 다루어지고 있다.
에뎃사 왕 아브라가스가 불치의 병을 앓으며 예수의 소문을 들었다. 왕은 헬라인 아나니아스와 다른 몇 명을 예수에게 보내었다. 그들은 빌립에게 "선생이여 우리가 예수를 뵈옵고자 하나이다"(요 12:21)하고 청했다.
아브가라스 왕의 사자들은 예수에게 왕의 편지를 전했다. 그 편지에는 에뎃사로 오셔서 자기 병을 고쳐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주 예수는 정중하게 거절하는 답신을 보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주 예수는 십자가의 고난을 당하여 죽으셨다가 부활하시고 승천하셨다. 예수의 제자들은 예수의 마지막 분부에 따라 여러 나라에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떠났다. 에뎃사에 간 사람은 다대오였다. 그는 그 곳에서 주 예수의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마태와 마가는 그를 다대오라고만 기록하였고,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는 "야고보의 아들 유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요한복음에는 "가룟인이 아닌 유다"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옛 사본에는 "다대오라는 레위" 또는 "레위라는 다대오"(마 10:3)라고 기록되어 있어 같은 사람으로 보고 있다.
마태복음의 사도 명단에 다대오로 적혀 있는 예수의 제자는 "진심으로" 또는 "사랑 받은 사람"이라는 뜻으로서 본명이 아니다. "친근하다"는 뜻인 레위도 본명이 아닌 애칭이다.
마태와 마가가 다대오라고 그 이름을 적은 예수의 제자를 누가는 "야고보의 아들 유다"(6:16)라고 기록하고 있다. 헬라어로 아들은 형제라고도 번역할 수 있기 때문에 "야고보의 형제 유다"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일부 성서학자들은 "야고보의 형제 유다"라는 해석을 따라 마태 13장 55절의 유다와 같은 인물로 본다. 즉, 그는 주 예수의 형제이며, 신약성서 중 '유다서'의 저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지 이름이 같다 해서 그렇게 주장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
사도 명단에는 유다라는 이름을 가진 제자가 두 명 있다. 유다라는 이름의 뜻은 "그를 찬미하자" 또는 "그를 기억하자"라는 신앙적인 것으로서, 유대인 중에는 유다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참으로 많다. 더욱이 이스라엘 열두 지파 중 유다 지파는 명문이다.
두 명의 유다 중 한 명은 "가룟 유다 곧 예수를 판 자"이기 때문에 요한은 다대오를 "가룟인 아닌 유다"라 부르고 있다. 그리고 히브리인은 관습적으로 둘 또는 세 개의 이름을 썼기 때문에 다대오가 유다거나 레위거나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오리게네스는 주장하였다.
● "주여 세상에 자기를 나타내소서"
이 다대오 곧 가룟 유다 아닌 야고보의 아들 유다에 관한 기록은 요한복음에 단 한 군데만 나온다. 그것은 주 예수께서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며 고별 설교를 하실 때였다.
주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라"고 하신 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 올 자가 없느니라"고 말씀하셨다.
"가룟인 아닌 유다가 이르되 주여 어찌하여 자기를 우리에게는 나타내시고 세상에는 아니하려 하시나이까"(요 14:22).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사람이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키리니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실 것이요, 우리가 그에게 가서 거처를 그와 함께 하리라. 나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내 말을 지키지 아니하나니,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니라"(요 14:23~24).
주 예수는 말씀에 복종하는 것과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그것을 행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주 예수는 자기를 나타내려 하시지 않았다.
다대오(15세기 후반). 마르틴 숀 가우어 그림. | ||
에우세비오스에 따르면 - 다대오는 에뎃사에 가서 아브가라스 왕을 만났다. 왕은 다대오에게 "당신은 예전에 예수께서 살아 계실 때 내 병을 고칠 사람을 보내겠다고 약속한 바로 그 사람이오?"하고 물었다.
다대오는 그렇다고 말하며 왕이 만일 주 예수를 믿는다면 병이 나을 것이라고 하였다. 왕은 "나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스도이심을 믿습니다"하고 신앙을 고백한 후 말을 이었다.
"만일 로마 군인이 내 앞을 막지 않는다면, 나는 군대를 이끌고 유대 땅에 가서,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유대인들을 멸하고 싶소."
다대오는 "우리 주 예수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고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돌아가셨습니다"고 하였다. 그리고 왕에게 안수하여 그의 병을 말씀하게 고쳐 주었다.
아브가라스 왕의 황태자 아브다스도 오래 병상에 누워 있던 참이었으나, 다대오의 안수 기도를 받고 건강을 찾았다. 그 외에 에뎃사의 모든 병자는 전부 다대오의 기도로 병이 나았다.
열렬한 신앙인이 된 아브가라스 왕은 다대오에게 두루마리를 내밀며 읽어 보라고 하였다. 그것은 예수께서 아나니아스를 통해 아브가라스 왕에게 보낸 답신이었다.
"아브가라스 왕이여, 나를 보지 않고 믿는 당신은 복된 사람이오. 나를 본 사람은 나를 믿지 않고, 나를 보지 못한 사람이 나를 믿고 영생을 얻게 된다고 예언되어 있기 때문이오. 왕께서 나를 에셋사로 초대하셨으나, 나는 여기에서 내게 맡겨진 일을 다해야 하며, 내 사명을 다한 후에는 나를 보내신 아버지에게 돌아가야 하오."
주 예수의 편지에는 때가 되면 자기의 제자 한 명을 대신 보내겠다는 말이 이어졌다.
"아아 아브가라스 왕이여, 내가 당신에게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오. 뒷날 내가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간 뒤 내 제자 중 한 명을 왕에게 보내겠소. 그 제자가 왕의 병을 고칠 뿐 아니라 그 곳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줄 것이오."
● 주 예수의 순교자 다대오
에우세비오스는 '교회사' 안에 시리아어에서 번역한 것이라는 사실을 밝히며, 에뎃사에서 다대오가 행한 일들을 기록하고 있다.
아브가라스 왕은 다대오에게 "구주 예수에 관해 자세히 말씀해 주시오"하고 청하였다. 다대오는 "내일 에뎃사 시민 전부를 광장에 모이게 해주십시오"하고 말하였다.
다음날 아침 다대오는 에뎃사 시민들에게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 주 예수의 강림에 관하여, 예수의 사명에 관하여, 아버지 하나님이 예수를 이 세상에 보내신 목적에 관하여, 주 예수의 능력에 관하여, 주께서 세계에 선포하신 복음에 관하여, 예수의 새로운 설교 방법에 관하여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또한 고난의 종이신 예수에 관하여, 그의 십자가에서 죽으심에 관하여, 하나님과 본체이시면서 종이 되신 것에 관하여, 주 예수는 죽으신 후 하데스(음부)에 내려가 죽음의 장벽을 깨뜨리신 일에 관하여, 하나님이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사실에 관하여, 오랫동안 하데스에서 잠자던 수많은 사람들이 깨어나 새 삶을 얻게 된 사실에 관하여 힘이 차고 넘치는 열정으로 설명하였다.
그리고 부활하신 주 예수께서 아버지 하나님에게로 올라가신 사실과, 하늘의 영광 가운데 하나님의 오른편에 앉아 계시는 사실과,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영광과 능력을 가지시고 다시 오시게 되신다는 사실을 설교하였다.
다대오의 설교에 감동한 아브가라스 왕은 궁정 보물 창고에서 많은 보물을 가져오게 하여 다대오에게 주며 말했다.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과 그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다대오는 "주 예수를 믿는 사람들은 자기의 소유를 모두 버리고 주님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왕이 주시는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하고 거절하였다.
"이 재물을 어떻게 해야 내 병을 고쳐주고 영생을 주신 주 예수의 뜻에 합당한 것이 되겠습니까?"
"주 예수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전설에 따르면 다대오는 에뎃사에서 떠나 앗시리아와 페르시아에서 전도하다가, 페르시아에서 몽둥이에 맞아 순교하였다. 다대오의 상징물은 돛배와 책과 몽둥이이며, 그의 기념일은 10월 2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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