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자작글

저녁 강 가에서/리라

헤븐드림 2024. 10. 31. 06:17


 

 

 

저녁 강가에서/리라

 

 

하늘의 빛은 연푸르고 구름의 무리 꽃처럼  높히 섰다

가을새 쓸쓸히 날고 떠다니는 배에 엇갈린 물결 소리

연보랏빛 너울의 출렁임이 자못 애닯다

 

저녁 강가에 서면 삶의 애련과 속절없는 생의 무량함이 가득차 오른다

하늘에 널푸러진 저녁 기운 

서편으로 오렌지 빛 노을이 꽃무리인양 다가든다

 

서서히 거리를 장식하는 네오싸인처럼  괜스런 화려함으로 나서고 싶다

오래 전부터 균열된 삶의 모습을 안고 강가와 노을을 바삐 찾았다

강물 위로 비가 뿌리듯 노을 속에 바람으로 서성이듯 

그렇게 세월의 한 귀퉁이에서 가슴을 스스로 헤아려 왔던 것이리라

 

일찌감치 도시에 불이 켜지고 하늘에는 드문 드문 별이 돋아난다

강가에서 별을 보면 가슴에 몰아치는 꿈같은 추억들

강가에 앉아 별빛을 받아내는 마음이 몹시 사무친다  

 

아 깊고 고요한 강물 소리

부질없는 인생의 꿈 한조각 

물 위에 떠있는 배처럼 하늘을 향해 누워있는 나약한 육신일 뿐 

 

2010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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