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속의 인물

벤하닷

헤븐드림 2024. 4. 30. 09:27

벤하닷에 대하여


‘벤하닷’이라는 이름은 문자적으로는 ‘하다드의 아들’이란 의미이며, ‘하다드’는 아람에서 섬기던 태양신의 이름이므로 이는 ‘하다드의 경배자’, 혹은 ‘하다드의 권위를 가진 자’라는 의미이다.

열왕기에서는 이스라엘 왕 바아사의 시대(15:17-21)와 아합의 시대(20:1-30, 34), 그리고 유다 왕 요아스의 시대(왕하 13:3-25)에 걸쳐 ‘벤하닷’이 아람을 다스린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이 기간은 한 인물의 생존 기간을 훨씬 상회하는 것이므로 이 ‘벤하닷’을 동일인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는 ‘바로’가 애굽의 왕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였던 것처럼 ‘벤하닷’이 아람의 왕을 지칭하는 일반 명사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왕하 8:28에서와 같이 아람의 왕을 ‘하사엘’이라고 부른 경우도 있으므로 ‘벤하닷’은 일반 명사라기보다는 아람에서 특별히 선호되어 왕의 이름으로 널리 사용된 고유 명사일 가능성도 있다.

한편, 열왕기와 역대기에서 ‘벤하닷’으로 불려지는 인물은 일반적으로 세 명으로 구분된다. 먼저 벤하닷 1 세는 B.C. 900-860년경 통치한 인물로 그의 아버지는 ‘다브립몬’이고 할아버지는 ‘헤시온’이었다. 이 인물은 이스라엘 왕 바아사가 라마를 건축하여 북쪽에서 유다로 통하는 길을 차단하였을 때, 유다 왕 아사로부터 왕궁과 성전의 은과 금을 받고 북이 스라엘을 공격하였던 인물이다(15:18-22 : 대하 16:1-6).

그리고 벤하닷 2세는 B.C. 860-843년경에 통치한 인물로 벤하닷 1세의 아들인 듯하다. 그는 아합 시대에 북이스라엘을 두 번이나 침입하였을 뿐 아니라 아합의 아들 요람 때에 북이스라엘에 침입하여 사마리아를 포위하였던 인물이기도 하다(왕하 6:24). 후에 병들어 하사엘로 하여금 선지자 엘리사에게 병세를 묻게 하였으나, 엘리사의 예언을 들은 하사엘에 의해 살해당하였다(왕하 8:7-15).

마지막으로 벤하닷 3세는 벤하닷 2세의 왕위를 찬탈하였던 하사엘의 아들로 B.C. 796-770년경 아람을 통치한 인물이었다. 그는 여호아하스의 치세에 북이스라엘을 압박하였으나, 여호아하스의 아들 요아스에게 패배하였다(왕하 13:3-13, 22-25).

 



이 세 ‘벤하닷’ 중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은 ‘벤하닷 2세’이다. 본서 저자는 일반적으로 동사를 앞세우는 히브리어 구문과 구별되게 고유 명사를 동사 앞에 선행시킴으로써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이는 그가 본장에서 진행되는 내러티브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본장에서 부각되는 벤하닷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벤하닷은 이스라엘을 공격함으로 하나님과의 언약을 파기한 북이스라엘에게 주어지는 신명기적 저주에 따라 하나님의 심판을 실행하는 역할을 한다. 즉 역사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께서는 이 인물을 통하여 신 28:29의 말씀대로 죄를 범한 북이스라엘로 외세의 압제와 노략을 당하며,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암울한 상태가 되게 하신 것이다(1-6절).

둘째, 벤하닷은 그의 패배(16-30절)를 통하여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그 분께서 북이스라엘로 돌이키게 하심’(18:37)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벤하닷’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하다드의 아들’ 즉 아람 신의 아들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막강한 군사력과 그와 함께하는 32명의 지방 영주들을 가지고 있는 이 벤하닷의 두 번에 걸친 패배는 여호와께서 열방까지도 다스리시는 오직 한 분이신 전능하신 하나님이심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람 왕 벤하닷을 패배하게 하심은 이스라엘과 맺은 언약에 대한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말미암은 사건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이 언약에 신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도 이스라엘을 지켜주시겠다는 약속(신 28:7)을 지키실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하닷으로 패배케 하신 것은 이스라엘로 하여금 회개하여 돌아오도록 기회를 주시기 위함이었다.

마지막으로 전쟁에 패배한 벤하닷이 생명을 얻게 되는 것(31-34절)은 아합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즉 아합은 전쟁에 패배한 벤하닷을 자기의 형제라고 하며 살려주는데, 이는 성전(聖戰)의 규례(신 20:1-20)를 명백히 어기는 것이었다. 이는 그가 하나님의 구원하여 주시는 은혜를 체험하고도, 여전히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하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드러내는 사건으로 아합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필연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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