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날 /리라
내 가슴엔 정원 하나 있지
사철 꽃 피우는 환한 미소띤 마음들이 사는
슬퍼도 내색하지 않는 어지신 이들
바람 불며 꺽인 고개라도
다소곳이 내려 앉아 땅을 굽어보는
아주 깊고 깊은 우물같은 얼굴들
꿈이었다고나 할까
함께 어우러져 웃음 날리던 날
가슴 저미도록 한세상 못다할 추억이 서린
눈물 고인 샘터 그 곳
상처의 뜨락이라 이름할까
거기 연연하여 선 그림자를 따르며
천년이 가도록 지켜질 이름들을 부르며
이 생에서 가꿔가는 소중한 바램이라 할까
그래 내 가슴엔 정원 하나 있지
이즈러진 달 보며 세월을 지내는
생의 아름다운 기다림을 아는 꽃들 꽃들이
아 무수히 무수히도 피어있지
2010.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