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시인들의 시인 백석

헤븐드림 2023. 7. 4. 20:23

노년의 백석은 농민으로 깊은 산골에서 살았다

내가 참 좋아하는 백석 시인의 삶을 유추해보니 그는 자기의 뜻을 펼치지 못한 불행한 시인이었던 것 같다.

일본이 죽음으로 몰아간 윤동주 시인을 생각하면 백석 시인도 북한 공산당들이 시인의 시생명을 끊어버린 경우라 하겠다.

시대적 사상과 이념의 차이로 전도유망한 두 청년 시인이 결국 죽었다.

백석은 북한에서 농부로 생명을 부지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시인으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했다.

아동 문학가로 전향한 그가 쓴 기린이라는 시 중 기린 목에 붉은 깃발을 메자 하는 귀절로 그는 처참하게 비판을 받을 정도였으니까 당대의 모던보이이며 키가 크고 훤칠한 미남 시인이 남한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었는지 아는 북한 당국에서 표적이 되는 대상이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20대 초 수려한 외모의 모던 보이 백석

 

신춘문예 당선 기자로 일할 당시 광화문의 멋쟁이로 유명했다(1930년)

지인들과 자리한 백석 시인

 

백석 시인의 교사 시절

 

백석 시인이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 문제가 있어 첫째 부인이 아들을 데리고 남하하며 백석에게 오지 말라고 강요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론 조만식 선생이 북한에서 함께 일하기를 원했기도 했지만..

이 운명적인 인생의 행로가 지금에 와서 시인과 시를 좋아하고 시를 쓰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아쉽고 애가 타는 일인지 모르겠다.  백석 시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그가 월남하여 살았다면 얼마나 멋진 시를 많이 남겼을까?

향토적이면서도 애상과 고독과 회한이 묻어있는 그의 시를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에 눈물이 차오르는데..

이 시! 참 좋구나 하며 다시 한번 읽어보기도 했었다.

 

인민증에 있는 백석의 노년 사진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시인이 윤동주라면 시인들이 사랑하는 시인은 백석이라 한다.

오산학교를 나온 천재 시인 백석.. 아마 뛰어난 인물이기에 그의 일생 역시 고난을 겪어야만 했나보다

시인의 시를 몇편 상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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