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김현승 감사는 곧 믿음이다. 감사할 줄 모르면 이 뜻도 모른다. 감사는 반드시 얻은 후에 하지 않는다. 감사는 잃었을 때에도 한다. 감사하는 마음은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감사는 곧 사랑이다. 감사할 줄 모르면 이 뜻도 알지 못한다. 사랑은 받는 것만이 아닌 사랑은 오히려 드리고 바친다. 몸에 지니인 가장 소중한 것으로-- 과부는 과부의 엽전 한푼으로, 부자는 부자의 많은 寶石으로 그리고 나는 나의 서툴고 무딘 納辯의 詩로...... . (김현승·시인, 1913-19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