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51

마지막 손님이 올 때/이해인

마지막 손님이 올 때/이해인올해도 많은 이들이저희 곁을 떠났습니다. 주님눈물의 샘이 마를 겨를도 없이저희는 또 바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떠난 이들의 쓸쓸한 기침 소리가미루어둔 기도를 재촉하곤 합니다어느 날 문득예고 없이 찾아올 손님인 죽음을어떻게 맞이해야 할지아직 살아 있는 저희는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헤아려 볼뿐입니다.그 낯선 얼굴의 마지막 손님을진정 웃으면서 맞이할 수 있을까요?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가상상보다는 어렵더라는어느 임종자의 고백을 다시 기억하며저희 모두 지상에서의 남은 날들을겸허하고 성실한 기도로 채워가게 하소서하루에 꼭 한번은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는 마음으로화해와 용서를 먼저 청하는사랑의 사람으로 깨어 있게 하소서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인 듯이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지혜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

이방인 회개 2024.11.24

주님께서 주시는 평안함

사도 바울께서 어떠한 형편이든지 자족하는 법을 배웠다는 믿음의 고백을이제는 나 역시 이해할 것 같다.왜냐하면 살아가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보다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메세지에 민감한내 자신을 문득 문득 발견하기 때문이다.그 이유는 과연 나의 일신의 즐거움보다는 하나님이 기뻐하신는 일에 더 관심을가지며 살아가고 싶어서이다.왠만하면 좋은 모양새로 어떠한 일에도 상대에게 양보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올바른 생활을 해야겠다는 생각이다.자연은 하나님의 섭리대로 살아가지 않는가?현실이 비록 조금은 남들과 달리 열악한 환경이라 할지라도더러 나를 무시하는 사람이 있더라도그냥 마음을 하나님께 집중하면 그 무엇도 문제가 되지 않고 나의 마음은평안할테니까..또는 내가 아무 걱정없이 편안하고 부유한 자라도누군가 나를 부러워할 때 오히..

낡은 구두

창녕 댁 대문을 들어서면 감나무에 묶인 철사 줄이 마당을 가로질러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빨랫줄을 따라가다 보면 마당중간쯤에 붕긋 솟아오른 장대가 줄을 떠받치고 서 있고, 장대를 중심으로 옷이 널려있었다. 그 집 옷가지들은 우리 집 빨랫줄에 널린 것과 달리 하나 같이 무명치마와 몸빼바지 뿐이었다. 고부간, 두 여자만 살고 있으니 남자 옷이 없는 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왠지 가슴이 허전해왔던 것은 또 다른 이유가 있어 그랬던 것 같다.빨랫줄을 떠받치고 있는 장대와 그 집 안방 문은 마주하고 있었다. 장대에 한 손을 잡고 서서 축담을 바라보면 댓돌이 보이고 댓돌 위에는 남자구두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새 구두도 아니고 기름기가 빠진 낡은 구두를 멀찍이서 바라다보면 내 눈에는 아버지가 신다버린 헌 구두 같아보였..

수필 2024.11.23

열왕기하

열왕기하 - 2 Kings - 장 1열왕기하 - 2 Kings - 장 2열왕기하 - 2 Kings - 장 3열왕기하 - 2 Kings - 장 4열왕기하 - 2 Kings - 장 5열왕기하 - 2 Kings - 장 6열왕기하 - 2 Kings - 장 7열왕기하 - 2 Kings - 장 8열왕기하 - 2 Kings - 장 9열왕기하 - 2 Kings - 장 10열왕기하 - 2 Kings - 장 11열왕기하 - 2 Kings - 장 12열왕기하 - 2 Kings - 장 13열왕기하 - 2 Kings - 장 14열왕기하 - 2 Kings - 장 15열왕기하 - 2 Kings - 장 16열왕기하 - 2 Kings - 장 17열왕기하 - 2 Kings - 장 18열왕기하 - 2 Kings - 장 19열왕기하 - 2..

오디오성경 2024.11.23

‘한강 작가 삼촌’ 한충원 목사 “겸손하게 하나님 앞에 나오길”

▲한강 작가의 삼촌 한충원 목사. ⓒ페이스북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삼촌 한충원 목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삼촌의 편지’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한 목사는 “예상했던 반응이다. 세상 권세 잡은 자들과의 영적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면서도 “글을 올린 뒤에도 형님(한강 작가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이나 조카의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대전 행복이넘치는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충원 목사는 14일 오후 크리스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에서 친구 요청이 쇄도하고, 메시지도 들어오고 있다”며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 줘서 감사하다고 하고, 외국 선교사님들도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글을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나를 향해 ‘나쁜 놈’이라고 돌팔매질..

서울광장에 19m 대형 성탄트리 점등

▲점등식 후 기념촬영 모습. ⓒCTS  ‘2024 대한민국 성탄축제 성탄트리 점등식’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됐다.배우 권오중 집사와 양수진 아나운서 사회로 진행된 성탄트리 점등식은 오후 6시부터 1부 기념음악회, 2부 감사예배, 3부 성탄트리 점등식 순으로 CTS 기독교TV를 통해 생중계됐다.이번 점등식에는 CTS 감경철 회장을 비롯해 서울특별시 오세훈 시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 서울시의회 김인제 부의장 등 정계 주요 인사들과 CTS 공동대표이사 김영걸 목사(예장 통합 총회장), 이철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직전 감독회장), 김정석 목사(감리회 감독회장) 등과 13명의 자녀를 낳은 엄계숙 씨 등 종교계와 시민 대표가 참여했다.감경철 회장은 “CTS는 지난..

기독소식 2024.11.21

붉은 잎/류시화

붉은 잎 / 류시화 그리고는 하루가 얼마나 길고덧없는지를 느끼지 않아도 좋을그 다음 날이 왔고그날은 오래 잊혀지지 않았다붉은 잎, 붉은 잎, 하늘에 떠가는 붉은 잎들모든 흐름이 나와 더불어 움직여가고또 갑자기 멈춘다여기 이 구름들과 끝이 없는 넓은 강물들어떤 섬세하고 불타는 삶을 나는 가지려고 했었다그리고 그것을 가졌었다, 그렇다, 다만 그것들은얼마나 하찮았던가, 여기 이 붉은 잎, 붉은 잎들허공에 떠가는 더 많은 붉은 잎들바람도 자고 물도 맑은 날에나의 외로움이 구름들을 끌어 당기는 곳그것들은 멀리 있다. 더 멀리에그리고 때로는 걷잡을 수 없는 흐름이그것들을 겨울 하늘 위에 소용돌이치게 하고순식간에 차가운 얼음 위로 끌어내린다

이방인 회개 2024.11.21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단풍 숲속을 가며 / 오세영 무어라 말씀하셨나돌아서 옆을 보면화들짝 붉히는 낯익은 얼굴무어라 말씀하셨나돌아서 뒤를 보면또 노오랗게 흘기는 그 고운 눈빛가을 산 어스름 숲속을 간다붉게 물든 단풍 속을 호올로 간다산은 산으로 말을 하고나무는 나무로 말하는데소리가 아니면 듣지 못하는귀머거리 하루해는설키만 하다찬 서리 내려산은 불현듯 침묵을 걷고화려하게 천자만홍 터뜨리는데무어라 말씀하셨나어느덧 하얗게 센 반백의귀머거리아직도 봄 꿈꾸는 반백의철딱서니

서정산책 2024.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