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삼촌 한충원 목사. ⓒ페이스북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삼촌 한충원 목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삼촌의 편지’가 화제를 모은 가운데, 한 목사는 “예상했던 반응이다. 세상 권세 잡은 자들과의 영적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면서도 “글을 올린 뒤에도 형님(한강 작가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이나 조카의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전 행복이넘치는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한충원 목사는 14일 오후 크리스천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페이스북에서 친구 요청이 쇄도하고, 메시지도 들어오고 있다”며 “하고 싶었던 말을 대신해 줘서 감사하다고 하고, 외국 선교사님들도 연락이 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 글에서 “이 글을 인터넷에 올리자마자 수많은 사람이 나를 향해 ‘나쁜 놈’이라고 돌팔매질할 수도 있음을 익히 알고 있지만, 이 편지를 쓰지 않을 수 없네”라며 “편지를 써야 할지 말지를 하나님께 여러 번 여쭤보기도 했네. 보름 남짓 기도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이 편지를 쓰면서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는지 모르겠네”라고 적은 바 있다.
그럼에도 “대의를 위하여, 나의 조국 백성들과 후손들의 영혼을 위하여 이 편지를 공개하기로 결심했네. 이 시대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더욱 급속도로 소돔과 고모라와 같이 성적으로 타락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네. 우리나라마저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동성애의 합법화가 시도되고, 영혼까지 파괴하는 성폭력이 수없이 자행되며, 이혼율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거의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며 “문학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사회·윤리적 책임 의식을 갖게 하고, 우리 국민이 문학작품에 대하여 분별력을 갖도록 하며,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도록 애쓰는 목회자로서의 사명감으로 이 편지를 공개하게 되었네. 깊이 이해하길 바라네”라고 했다.
통화에서 한충원 목사는 “제가 유명해지기 위함이 아니었다. 조카(한강 작가)의 작품이 노벨문학상을 받으니 대단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것처럼 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데 이건 아니지 않나. 작품도 전에 몇 권 선물받았지만, 한두 페이지를 읽고 나면 더 이상 읽고 싶지 않다. 첫 문장부터 너무 어둡고 무거워서”라고 회고했다.
이에 대해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도 “조카의 대표적인 작품들은 대부분 그 종결이 비극으로 끝나네. 작품을 읽는 내내 어둡고 답답하여 책을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네”라며 “더구나 노벨문학상 작가의 작품이니 조금의 의문이나 비판도 없이 주인공의 인생을 당연한 것처럼 여길 수도 있네. 조카의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허무와 절망을 심어주고 가끔 분노를 일으키게 하고 심지어 인생은 살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게끔 만드는 힘이 있네”라고 우려한 바 있다.
한 목사는 통화에서 “저도 서른 살까지 (그런 삶과 글을) 겪어봤기 때문에 안다. 하지만 하나님의 빛을 만나게 돼 바뀐 것이다. 이전에는 집안 전통이 그렇다 보니 익숙해졌고, 속아서 살았던 것”이라며 “하나님을 만난 후, 그런 문학적 성취나 영광이 모두 쓰레기처럼 느껴졌다. 제가 받은 빛이 세상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글에도 썼지만,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어마어마한 핍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예수님을 믿게 된 후,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들을 저를 통해 많이 인도하셨다. 제가 살 길은 하나님 생명의 말씀을 전해 사람들의 영혼을 살리는 것임을 발견하고, 선교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2010년 침신대 야간(M.Div.)을 다니기 시작했다”며 “2014년 졸업 후, 하나님께서 급하게 쓰실 일이 있으신지 개척을 하게 하셨다. 조폭 출신 이혼 직전 가정을 보내셔서 회복시키고 새로운 가정이 되게 하시는 등 지난 10년간 목회했다”고 소개했다.
한충원 목사는 “주님께서 하라고 하신 일을 할 뿐이다. 예수님 영접하기 전과 후 이야기를 책으로 쓰고 싶다.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를 통해 행하신 일들, 성경 사도행전과 같은 기적들이 저희 부부를 통해 많이 일어났다”며 “이번 글을 읽고도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이것까진 생각하지 못하고 썼는데,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이다. 교회가 부흥되기보다는 죽어가는 영혼들, 망가진 영혼들, 깨진 가정들을 주님께로 인도한 일들, 그런 분들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한충원 목사의 아내인 민에스더 사모도 “실제로 그 글을 읽고 어떤 어르신이 ‘나도 교회를 나가야겠다’면서 이번 주에 오겠다고 연락하신 분이 있었다. 읽어보니 너무 절절해 자신도 영혼 구원을 받아야겠다 싶어서 교회 위치를 묻는 분도 있었다”며 “자녀가 교회를 못 정하고 있는데, 이런 교회라면 추천해 주고 싶다는 분도 있는 등 아주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민에스더 사모는 “그 편지를 쓰게 된 가장 중요한 목적은 예수 믿지 않는 한강 작가가 예수님을 영접하기를 바라고, 그래서 밝고 세상에 소망을 주는 글을 쓰기를 바라는 삼촌의 바람이 담겨 있다”며 “강이뿐 아니라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민에스더 사모는 “그 편지에는 없지만 목사님의 형님이자 한강 작가의 아버님이신 한승원 소설가께서 기독교에 대해 너무 배타적이었다. 그냥 싫어하시는 정도가 아니”라며 “그래서 동생이 예수 믿는다고 엄청 핍박했고, 우상처럼 자신을 따르던 남편을 전도한 저를 너무 미워했다”고 이야기했다.
민 사모는 “시숙님 작품을 보면 기독교 비방으로 가득 차 있다. 목회자를 이상한 사람으로 그리고, 샤머니즘 성향도 강해서 저도 죽을 만큼 힘들었다. 생명을 포기할 뻔할 정도로 영적 전쟁이 치열했다”며 “결국은 연구소 교환 교육 프로그램으로 함께 미국에 갔다가 목사님이 거듭났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충원 목사는 “형님이나 조카나 하늘의 빛이 비춰져서, 생명을 얻고 돌아오게 되는 게 꿈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고 놀람과 함께 충격과 걱정이 든 이유가 그것 때문”이라며 “하나님 나라에서 노벨상이 무슨 소용 있나. 작품들도 구원으로 인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망으로 빠지게 하는 내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지난 7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그 동안에 멀리서 조카의 맨부커상 수상 소식을 들었지만,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자 나는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네. 솔직히 말해, 기쁨에 앞서 적잖은 충격과 놀라움과 걱정에 빠졌다네”라며 “노벨상 수상으로 오히려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특히 “사실 조카와 나의 단절도 예수 그리스도 신앙을 미워하고 배척하신 형님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이 자리에서 밝히고 싶네”라며 “지금부터 39년 전에 2년 동안 형님과 나는, 알코올 중독에 빠져 인생이 망가져 가는 셋째형님의 치유 방법을 놓고 두 해 동안 서로 첨예하게 갈등하였네. 그러다가 셋째 형님은 돌아가셨고 그 형님의 장례식 기간에 ‘예수 그리스도 이외에는 어떤 사람도, 어떠한 것(문학 포함)도 인간의 영혼을 구원할 수 없다’는 나의 주장에 분노하여 형님은 3일 동안 나를 가혹하게 핍박하셨네”라고 적었다.
통화에서 한충원 목사는 “저도 글을 쓰면서 명예를 얻고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래서 예수님을 믿고 나서는 담을 쌓고 영혼을 구하는 일만 하고 있다. 노벨상이 천 개 있어도, 한 영혼도 구원할 수 없다”며 “창조주 하나님만이, 예수님과 성령님만이 구원하시고 고치실 수 있다. 가족들 중 몇몇 조카들은 교회를 다니게 됐다. 형님과 가족들 모두 예수 믿길 바란다. 그 글도 그분들을 모욕 주기 위해 쓴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내도 시집을 두 권 냈다. 이 세상에선 유명하지 않지만, 하나님 나라에선 유명할 것이다. 그 시집을 읽고 예수님께로 돌아왔다는 사람들이 있다. 저도 그런 책이 아니면 쓰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 68세인데, 하나님께서 기력을 허락하시면 갈렙처럼 앞으로 주님 앞에 갈 때까지 빛과 생명을 주는 책을 쓰고 싶다. 내년 6월쯤 성 어거스틴의 참회록이나 사도행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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