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책읽기

꽃밭/최인호 산문집

헤븐드림 2010. 5. 18. 03:21

 

 

 

 

책소개

소설가 최인호가 10년 동안 발표해온 글들을 모아 놓은 『꽃밭』은 대부분의 글들이 연작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짧은 소설집이라고 해도 무방할”글 모음집이다. 최인호가 강조하는 것은 용서와 인내와 화합, 현재에 머물지 않는 영원이다. 천재 작가로, 또한 인기 작가로 세상의 주목 속에서 살아오는 동안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과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 소개

崔仁浩최인호는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중심에 선 작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한 그는 황석영, 조세희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1970년대를 자신의 연대로 평정했다. ‘최연소 신춘문예 당선’, ‘최연소 신문 연재 소설가’, ‘작품이 가장 많이 영화화된 작가’, ‘책 표지에 사진이 실린 최초의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담배를 피우지 않는 대신 시거를 피운다.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청계산에 오르는 생활 습관이 있으며 컴퓨터로 작업한 글은 "마치 기계로 만든 칼국수" 같고 왠지 "정형 수술한 느낌"이 들어 지금도 원고지 위에 한 글자, 한 글자씩 새긴다.

1945년 서울에서 3남 3녀 중 차남으로 출생한 최인호는 서울중·고등학교를 거쳐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서울고등학교(16회)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가작 입선하여 문단에 데뷔하였고,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하였다. 1975년부터 월간 샘터에 연재소설 『가족』을 연재하여 자신의 로마 가톨릭 교회 신앙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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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생. 화가로 활동한 김점선은 이화여자대학교 시청각교육과를 졸업하고 1972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 졸업하였다. 그 해 여름 제1회 앙데팡당 전에서 백남준, 이우환의 심사로 파리 비엔날레 출품 후보에 선정되면서 화려하게 데뷔하였다. 다수의 개인전을 열면서 시간과 공간, 기존 관념을 초월한 자유롭고 파격적인 화풍으로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1987년, 1988년 2년 연속 평론가협회가 선정한 미술부문 올해의 최우수예술가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녀는 KBS-TV ‘문화지대’의 진행자로 활동영역을 넓히며 대중적인 인기를 모았으나, 이후 작품 활동에 전념하였다. 2001년 오십견으로 붓을 놓은 뒤에는 컴퓨터로 그림을 그리고, 2007년 난소암이 발병한 뒤에도 창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개인전만 60차례를 열 만큼 작품에 대한 강한 열정을 가진 화가였으며 작품이 곽 휴지 상자에 인쇄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만큼 소탈한 사람이었다. 작가 최인호와 박완서의 책에 삽화도 그리는 등 문화예술인과도 우정을 나눴다. 

구도, 원근법은 물론 채색도 마음가는 대로 표현하는 그녀의 그림은 단순하면서도 솔직한 것이 특징이다. 간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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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김점선

제1회 앙데팡당 전에서 백남준, 이우환 심사로 파리 비엔날레 출품 후보로 선정되면 등단했다. 1987년, 1988년 2년 연속 평론가협회가 선정한 미술부문 올해의 최우수예술가로 선정되었다. 저서로 『나, 김점선』『10cm 예술』『나는 성인용이야』『바보들은 이렇게 묻는다』『기쁨』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나의 소중한 금생今生 
꽃반지 끼고 
물에 관한 명상 
오, 나의 태양! 
물도 선물이 될 수 있다 
나는 왜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마음성형
누나, 사랑합니다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무심의 즐거움 
인사 전도사 
평화를 짜는 사람 
자기 앞의 생
아내의 손짓 
유리동물원
아내의 충고
세 번 이상 물어라
견우와 직녀
오늘이 바로 영원永遠이다
나쁜 식습관
가장 순수한 우정
잘 가라, 게리 쿠퍼
친절의 목적
신문이여, 너마저 
공자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 
저는 전부 당신의 것입니다
깃발 없는 기수 정진석 추기경 
모든 껍데기는 가라
한강은 흐른다
전람회 ‘피카소의 예술과 사랑’을 보고
난사람과 된사람
사랑의 매인가, 증오의 매인가
아직 오지 않은 평화
소설가의 마지막 희망
신 알라딘의 램프
달콤한 심장의 최정희 선생님
서재를 정리하며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예술가인가, 문화권력자인가
TV를 켤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세 사람을 죽인 두 개의 복숭아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붕 위에서의 외침
나도족의 행복
모든 여성적인 것이 인간을 구원한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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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리뷰

오로지 살아 있는 것들만 걱정했다. 
내가 물을 안 줘서, 말라 죽어가고 있을 제라늄을 걱정했다

『꽃밭』에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을 피워낸 이는 화가 김점선. 
최인호가 “오누이와 같은 육친의 정”을 느끼는 김점선은 “생사를 넘나드는 병고에 시달리
면서도 불꽃같은 열정으로 꽃들에게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어주었다"(‘책머리에’ 중에서). 
김점선씨는 ‘그린이의 말’에서 고백하고 있듯이 항암치료를 받는 고통 속에서 신작 그림들을 
그렸다. 

다시 그림 그리기 시작하면서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볼펜으로, 색연필로 그림
을 그리는데도 그림은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새로운 매혹을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나는 내가 아프고, 수술 상처가 아직도 통증이 있다는 것조차 까마득히 잊은 채 그림에 
몰두했다. (…) 드디어 네 번째 항암주사 맞으러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날 그들이 돌아왔
다. 그림이 좋다고, 아름답다고 했다. 나는 다른 때, 사람들이 하는 그런 말을 들으면 립서비스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말 그대로 아름답다고 받아들였다. 내 행복이 확인되었다. 그들도 나처럼 느낀 것이다. 
-‘그린이의 말’ 중에서 


인생 육십, 
나의 소중한 금생今生

작가가 요즘 문득문득 느끼는 감정 중의 하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11쪽)는 것이다. 사실 육십이 넘도록 살아왔다면 인생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남들처럼 학교도 다니고, 결혼도 하고, 군대로 다녀오고, 웬만한 음식은 다 먹어보았고, 안 가본 데가 없고, 신문에도 많이 나왔지만,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면 “어제까지 살아왔던 인생의 방법을 모두 잊어버린 사람처럼 어리둥절해지고 당황할 때가 많이”(12쪽) 있다. 수천 그릇은 먹었을 자장면을 먹을 때만 해도 한 번도 맛보지 못한 맛을 경험하는 것 같고, 수염을 깎다 어떻게 깎는지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기도 한다. 급기야 작가는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왔단 말인가. 수염을 깎는 매우 사소한 일상사마저도 나는 제대로 그 방법을 모른 채 그저 하루하루 떠밀리듯 살아왔음이 아닐 것인가” 하고 탄식한다. 그리고 어쩌다 밤에 깨어나면 “애벌레처럼 우주의 낯선 별에서 혼자 잠든 어린왕자와 같은 고독감을”(18쪽) 느낀다. 
날마다 새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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