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의일상

살아야 한다는 것은 출구가 막힌 슬픔의 극한

헤븐드림 2019. 10. 6. 00:54



슬픔을 나누는 명상/박소진



좀 더 많은 슬픔을 가진 자가

작은 슬픔을 가진 자를 위로하는 게

이 작은 나라의 법이다

봄꽃 지천으로 피었으되 정작

자신의 부재를 알리고 떠나는

들꽃 하나 아직 보지 못했다

운명 따윈 믿지 않은지 오래지만

예정된 절대적인 힘에 가슴 졸이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출구가 막힌 슬픔의 극한,

가혹한 현실도

서로 손을 잡으면 삶의 통로가 생기려나

이 한줌의 기쁨을 위해 얼마나 많은 슬픔이 길을 잃었나

진정 알고 싶던 운명의 변주곡

이곳을 관장하시는 운명의 神께

우리가 원하는 것들의 목록을 적어 보낼까

소박하지만 빈들에 엎드린 한 송이 들꽃에게

안부를 묻는 전화 한통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라도

기꺼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세상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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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야 한다는 것은 출구가 막힌 슬픔의 극한

이 글귀를 보며 숨이 턱 막히는 까닭은 나 역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시월, 5년간의 텅빈 삶의 연속성에 무력감과

상실감이 또 자리를 잡는 깊어가는 가을이 무정하다 

그동안 슬픔을 나눌 자가 있었던가 

나는 철저하게 나를 가리고 또 

타인을 나누며 천천히 생의 바다로 항해를 한다 

이 지루하고 무딘 세월의 바람을 타고..


무엇이 나의 슬픔을 위로하던가? 누가 나의 깊은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가? 때로 나의 또 다른 내가 만들어낸 극기와 

투지를 연민하며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날들이 나를 비웃는다

그러나.. 아무려면 어떠리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고통받을 

자명한 이치를. 의문이다 이미 주어진 이 과제를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다

이 땅에 사는동안 슬퍼하리라 그리고 슬픈만큼 기뻐하리 

존재했던 이별의 아픔을.. 

그 의미 지나간 열망의 날들을 사랑하리

이 무뎌진 내 삶의 감정의 끝을 잡고 안간힘을 써

충분히 소유했던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어쩌면 다시 올 그 날의 시작을 위하여..


혼자로의 여행 중에서.. 리라


 19-08-23 07: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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