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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름에게/김남조 시집

헤븐드림 2010. 2. 12. 02:38

 

저자 : 김남조

金南祚모윤숙(毛允淑) 노천명(盧天命)의 뒤를 잇는 1960년대 대표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김남조 시인은 1927년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마산고교, 이화여고 교사와 숙명여대 교수를 지냈다. 대학 재학시절인 1950년 <연합신문>에 시 「성수(星宿)」「잔상(殘像)」 등을 발표하며 등단,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하였다. 인간성에 대한 확신과 왕성한 생명력을 통한 정열의 구현을 그려내고자 했던 그녀의 첫 시집 『목숨』은 가톨릭 계율의 경건성과 뜨거운 인간적 목소리가 조화된 시집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작품집 속에 이러한 세계관에서 점차 종교적 신념이 한층 더 강조되어, 짙은 기독교적 정조와 더욱 심화된 종교적 신앙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한국시인협회 회장, 한국여류문학인회 회장,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을 역임하였으며 자유문학가협회상, 오월문예상, 한국시인협회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만해대상 등 많은 상을 수상하였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인간의 영혼을 고양하는 사랑의 원초적인 힘을 종교적 시각에서 승화시켜 노래한 작가는 1950년대 등단 이후 현재까지 의욕적인 작품활동으로 30여 권이 넘는 시집을 발간했다. 삶의 근원이자 원동력인 '사랑'에 관한 지속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탐구를 통해, 노천명(盧天命), 모윤숙(毛允淑) 등의 뒤를 이어 1960년대 여류시인의 계보를 마련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집 : 『목숨』(1953), 『나아드의 향유』(1955), 『나무와 바람』,『정념의 기』(1960),『풍림의 음악』(1963), 『겨울 바다』(1967), 『동행』『고요』(1982), 『너를 위하여』(1985), 『저무는 날에』(1985), 『고독보다 깊은 사랑』『둘의 마음에 산울림이』(1986), 『문앞에 계신 손님』(1986), 『않는 말』(1986), 『바람 세례』(1988), 『마음 안의 마음』(1988), 『평안을 위하여』(1995),『희망학습』(1998) 등
2. 김남조의 시세계
1)사랑 그리고 신앙의 시.
그의 시세계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수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시를 분석하고 평론할 때 누구도 빼놓지 않는 부분이 바로 ‘사랑’이다. 그만큼 사랑은 그의 시의 대부분의 주제이자, 시의 전체에 깔려있는 그의 정신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문학을 아름답게 하는데에는 사랑을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던 한 학우의 말을 기억해볼 때, 그의 시학은 사랑으로 문학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시인이 아닐는지 생각한다.
그러나 여느 시인의 시와는 다르게 갖는 특징은, 단순한 의미의 사랑을 노래하는데 그치는 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가 노래하는 사랑은 표면적으로는 이성간의 사랑을 뜻하지만 종교적인 면에서 절대자에 대한 사랑을 뜻한다. 한용운 시인이 절대자에 대한 불교적 사랑을 노래했다면, 김남조 시인은 가톨릭적 사랑을 노래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막달라마리아 연시’ 를 실어보았다.

 


 
막달라 마리아 
                김남조
 
나 기도드릴 때면
주의 몸 그림자 안에
일렁이는 빗살무늬로 돋아나는
한 여인을 본다

돌도 사위고 말
이천년의 세월
이천년 줄곧 타는
불화로의 가슴 그 여자
언제 어디서나
주를 따라 맨발로 달려가는
머릿단 길고 검은
유태 여자

당할 수 없어
죄와 통회와
큰울음인 여자

전령이 불에 탄 상처자국인
막달라 마리아만은
도저히 어쩔 수 없어

기 죽어
엎뎌 있는 나여
죄와 통회와 나의 큰울음은
어느 하늘끝에 뉘일 것인가